[서울= 아트코리아방송]= 우리가 만든 '봄' 展

우리가 만든 '봄' 展이 가나인사아트센터 1-2층에서 3월 29일부터 전시된다..

강영희作_무제

강영희 작가 노트

나의 그리기는 순수한 회화적 행위로써 평면에 그러한 자연이 되어 어떤 형식과 짜여진 구조나 일정한 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한다. 한 순간의 감정이 점이나, 선이 되어 흰 여백 위를 날아다니거나  때론 자연의 이미지나 형상으로 시공을 넘나든다.

화면 속의 흰 여백은 그저 공백이 아닌 울림의 공간이거나 하나의 세계 일 수도 있다.

나의 작업은 또 다른 세계와 나와의 만남이다.

나의 그리기는 그 세계, 무한 공간 안 에서의 만남이다.

보다 직접적인 만남을 위해 붓이 아닌 먼저 손으로 화면에 그어대고, 뿌리고, 문지르고 하는 원초적 행위부터 시작 하는데, 그 시작은 무념의 상태에서 자유로이 마음의 움직임에 따른다.

그 자유로움 속에 나타난 무형의 이미지에서 자연의 형상과 또는 무언가를 의미하는 요소들로써 생동감 있는 자유로운 터치와 다양한 조형언어로 화면을 채운다 - 이 순간이 곧 자연과 내가 하나 됨을 느낀다.

우린 너무나 커다란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 이긴 하나 우리 역시 자연이다.

이번 전시로 인하여 시시각각 다른 자연의 변화와 조용한 순리와 이치를 통해 우리 내면의 소중한 자연의 존재와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이다.

금영보作_나타샤와 흰당나귀

금영보의 작품들과 민화가 맞닿는 지점은 외형에 있다기보다는 심리적 결부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우리전통문화의 한 유산으로서 단순하고 솔직하며 소박하게 표현해준 하나의 뚜렷한 장르인 민화와 작가의 본능적인 회화 의지와 욕구의 표출, 그리고 그 사이를 관통하는 생활 습속에 얽힌 순수하고 대중적인 지점에서 보다 깊은 근친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물 자체의 리얼리티에 대한 관심 혹은 표피적인 ‘닮음’과는 거리가 있다. 아니, 차라리 비지성적 부분 가운데 습관에 의해 지성적 부분으로 전향되는 감정적 능력인 에토스(ethos)와 가깝다. 작가는 이를 ‘풍토성’이라 칭한다.

풍토성, 그것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동질감을 유지하는 풍토의 독특한 특색을 말한다. 풍토는 고유의 자연환경과 습관적-습속적 정서들을 포괄하는 것으로, 딱히 규정하긴 어렵지만 공동체의 암묵적 테제를 바탕으로 한 자기이해 방식 아래 구현되는 개념이다. 이는 예술에서 자연적인 것들과 습관적-습속적 이미지로 드러나며 전적으로 시간성과 공간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발현된다.  그의 그림들은 이리보고 저리 봐도 우리네 삶의 한 장면과 시대를 반추하는 ‘공감’이 개입이라는 공통분모가 녹아 있다. 금영보의 작품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영보의 많은 작품들에서 알 수 없는 공감이 발생하는 이유는 시간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이미지들, 한국민의 익숙한 조형적 근간을 읽게 하는 한국인의 미의식과 정서에 침투하는 탓도 작지 않다. 특히 우리 정신과 마음속에 면면히 흘러온 미적 기질이 그의 낱낱의 작품들과 교배된다는 것이야말로 공감과 공유의 이유이다. 민화가 연상되는 것이나 샤머니즘적인 관념이 떠오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결이 같다. 이는 구성과 재료, 도상의 친밀함과는 층위가 다른 측면이다.

  -홍경한

김시현作_The Precious Message


김시현, 상징에서 해석으로, 외형과 탈각

김시현이 보자기에 탐닉하게 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국적 원형에의 천착, 즉 우리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이미지에 시선을 돌려 그것들을 확대하거나 실물처럼 재생시켜 영속적인 것으로 이끌려는 나름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의도는 한국적 정체성, 고유의 민족적 특질, 역사성 및 여성성에 관한 작가적 가치관의 발현이며 공유이다. 물론 그것이 극사실주의 그림이라는 점에서 볼 때 ‘사실에 대한 허구’라는 미학적 지정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를 빛을 품은 대상과 그 결정체인 색(色), 그리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조화의 미를 하나의 화면에 뭉뚱그려냄으로서 이질감 없는 ‘균형의 미’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중략>

홍경한(미술평론가)

오형숙作_The space of sense

오형숙 작가노트

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위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작업 하며,

실험적인 재료나 질료를 사용하여 화면에 두꺼운 질감을 낸 다음에 구상 했던 이미지나 형태를 드로잉 하거나 때로는 리얼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꼴라쥬 기법을 쓰기도 하는데, 여행에서 얻은 자료나 작업에 사용했던 도구, 잡지 등 생활 속에 있는 것들이 사용된다.

그 다음에 형태를 지워 나가거나 덧그리기도 하며 ,때로는 물감을 흩뿌리는 스트로크 기법과 화면 아래로 흘러 내리게 해서 우연히 생성되는 이미지를 얻어낸다.

완성에 가까워지면서 형태는 거의 사라지거나 변형되어 가며, 어떤 형상이 보일 듯 말듯 한 혼란스러운 묘한 경계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부터 재현할 대상을 정하지 않고 어떤 도상이나 질서를 의식하지 않음으로 나의 작업은 다분히 표현주의적 추상화로 전개된다.

그리하여 나의 사고나 철학, 그리고, 히스토리는 빈 공간에서 안개처럼 부유하다 사막이 되고 바다가 되고 바람이 된다.

유용상作_아름다운 구속-봄을 기다리며


모순적인 인간의 현실에 대한 역설적 질문들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최근 작업에서는 인간의 대리물이자 상징으로 꽃을 등장시켜 현실의 모순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와인잔 안에 꽃이 등장한 의미를 읽어가는 것은 작가가 화면을 연출해낸 작업 의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전시 주제이자 작품 명제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현대 사회의 현실을 와인잔 속에 갇혀 있는 듯한 꽃들에 투사해 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대 사회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고 다양성이 자유롭게 발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와인잔과 같은 폐쇄회로 안에 갇혀 있는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가 제시한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명제는 그 자체에 내포된 의미처럼 역설적인 현실의 아이러니를 드러내 보이기 위한 메타포이자 작가 고유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도록 초대하는 말머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결국 이러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그가 바라보는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그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현실 속에서의 인간은 현대의 물질 문명의 화려함에 탐닉하게 되고 동시에 그 공허함을 각성하게 되는 이중적인 태도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처럼 인간의 모순적 상황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 이야기를 작업을 통해 질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이기숙作_숲(유)-

이기숙 ‘우리가 만든 봄’ 작가노트

1990년대 초반 호암에서 분청사기전을 보면서 난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떠날 수 없었다.

맑으면서도 적당히 탁한 그 빛깔과 선...

그것은 서양의 화이트와는 전혀 다른, 마치 광목 같은, 세월을 머금은 우리 백의민족의 뽀얀 색 이었고, 불에 의해 굳혀진 드로잉은 세련되진 않았으나 무심한 듯 무척이나 자유로워보였다.

당시 동굴벽화의 생명감에 빠져있던 내게 이것은 좀 더 가까이 우리의 감성으로 다가왔고, 이내 1992년부터 한지의 섬유질과 흙의 질감을 주물러, 생명 순환의 이야기를 담은 풍경의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대지(大地)는 짧은 호흡, 때로 긴 숨으로 생명을 품어낸다.

숲 속 바람과 햇살은 꽃을 피워 절정을 이루고 꽃향기에 취한 나비와 곤충, 새들은 열매를 맺게 하여 그 생명은 계속된다.

자연 속 생명도 그 관계 속 흔들림으로 생명을 계속하듯...

우리네 인연도 그 흔들림으로 꽃도 피우고 역사를 이룬다.

만나고... 바라보고...남기고...

때로 떠나고...그리고 품고...

사람 속 인연도 자연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인간과 자연의 역사는 무척이나 닮아 있음을 본다.

자연 속 풍경에서 드러나는 선(線)과 나의 주관적인 감정의 선이 겹치며, 선과 선이, 때로 점과 점이 만나는 자리에는 공간이 열린다. 내가 늘 주목했던 ‘선’의 개념은 형태의 개념이기보다 그것들이 자유로이 뭉치거나 흩어지면서 어떤 공간을 이루어, 그것은  때로 들판이기도... 끝없는 산이 되기도 했으며 또 때로는 숲 속 풀들 의 흔들림이기도 했다.

 
■ 강영희 | Kang young hi

성신여자 대학교 예술대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11회) | 1991 1회 안양 무비 프라자 (안양) | 1998 2회 웅전 갤러리 (서울) | 2005 3회 호 갤러리 (서울) |

우리가 만든 '봄' 展은 가나인사아트센터 1-2층에서 3월 29일~4월 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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