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행위와 화면 그리고 시간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

강 선 학(미술비평)

추상이란 가시적인 형식을 띠지만 비가시적인 것에 대한 작가의 내면적 현상이다. 그것은 “자신이 자기 자신을 직접 느끼는 자기감응의 방식으로 체험” 서동욱 엮음,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문학과 지성사,2015.p.183 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의 느낌을 타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사물보기와 그리기를 행위라는 직접성으로 접근하여 내면화한다는 말이다. 정보로 뒤얽힌 세태에서 이향연의 작업은 이런 체험, 진지하게 자신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는 낡은 질문을 새롭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직접성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몸의 감각을 요구한다.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

화면에는 선과 면, 색상이 분방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물감이 칠해지고 그것이 흘러내린, 붓이나 나이프, 스쿼시가 누르고 지나간 자국들로 뒤덮여 있다. 화면은 형상의 구축보다 행위의 장(場)으로서 그곳에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흰색이 붉은 색 옆에 대담하게 자리를 잡고, 노랑과 파랑이 대비되듯 배치되고 그 위로 숫자와 선들이 분방하고 거침없이 지난다. 드로잉에서 보이는 즉발성의 선과 면, 색과 미완의 형태들이 다투듯 화면을 장악하고 이완시키려 한다. 화면 안에서 색상과 선들을 지각한다는 의식이 들기도 전에 빨강이 노랑을 만나고, 그 옆으로 초록과 분홍이 밀려든다. 면은 고정되지 못하고 미끄러지듯 표면에서 산개한다. 그만큼 속도감을 갖는 요인들이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

그녀의 화면구축에서 드러나는 이런 장치들은 고정된, 규정된 완성의 이미지에 대한 거부이며, 화면을 행위의 상태로 두겠다는 의지이다. 말하자면 화면을 완성의 지점으로 완결되는 장(場)이 아니라 행위가 계속되는, 행위성이 주요하게 작동하게 하는 그런 장으로서 보아내려 한다. 그리고 그 행위는 언제나 시간의 현재성을 드러내게 된다.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

그녀의 작업은 외부 자극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의 대상이 되는 과정으로, 내부적 충동, 자기행위의 자기인식에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존재감으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류의 시대성에 불구하고 만화나 삽화, 변태적이고 말초적인 것에 사로잡혀 있는 세태에서 볼 때 그녀의 화면은 진지하다.- 부분발췌-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


이작가는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14회와 많은 초대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이향연 초대展-행위의 시간은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금보성아트센터에서 3월 1일~15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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