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평면안에 갇혀있던 미체험의 의식들을, 공간으로 환원하여 미적 정체성을 완성하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장한솔은 작가로의 첫발을 내딛는 조형예술가이다.

그는 창작활동을 시작할 무렵, 자신의 미적 체험에 의한 미의식을 회화로 표현해 내려고 꿈꿔왔던 바램을 이제는 공간에서 풀어내는 방법으로 전환하여, 부조, 환조와 설치적 요소가 혼재하는 등의 기법으로 형상화하는 조소작가이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자신의 작품을 둥지 밖의 세상에 내놓을 만큼 미적 정체성을 탐구해서 조형적으로 구현해 냈고, 앞으로 그것을 다양한 실험과 꾸준한 작품 제작의 성찰 과정을 통해서 더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작가이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작품 “한솔(큰 소나무)”은 장송(長松)의 성장 과정과 그 웅자를 심상으로 녹여낸 가작이다. 주된 재료는 금속 덩어리와 어닐링(annealing) 철선이지만 이를 녹여 자르고 붙여 쌓으면서 형태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무정물의 금속 속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온갖 고난과 역경으로 이어진 소나무의 성장통(成長痛)과 그 환희를 활기찬 생동감으로 살려낸다. 살짝 드러난 뿌리와 아름드리 둥치는 장구한 세월의  나이테를 나타내고, 휘어져 곧추선 채로 갈래갈래 허공을 건너지르는 가지와 우듬지는 장대한 공간성을 상징한다. 이처럼 시공(時空)의 제약 속에서 도리어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불굴의 활력(活力)이 장송(長松)의 이미지로 자리를 잡는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작품 “생멸(生滅)-연기(緣起)”는 FRP에 한지 및 노끈 등을 곁들여 부조(浮彫)와 환조(丸彫)외 설치기법으로 제작한 역작이다. 검푸른 바다와 가뭇한 하늘이 맞닿은 망망대해를 평면 배경으로 삼아 약동(躍動)하는 입체의 돛배가 솟구치듯 떠오른다. 이 배는 망망한 바다 위에 떠 있으나, 하늘을 꿰뚫는 돛대와 촘촘히 늘인 돛줄이 서로 밀고 당겨 출입과 왕래를 아우르고, 천변만화하는 세상사를 포괄한다. 떠남은 돌아옴의 딴 몸짓이요, 움직임은 고요함의 약속이기에 멀리 되돌아 다가서는 배는 덧없는 세상사를 싣고 생멸유전하는 바다에서 가없는 하늘로 날아오른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이렇듯 장한솔의 작품들은 평면안에 갇혀있던 미체험의 의식들을 공간으로 끌어내서 자신의 미적 정체성을 완성해 나간다.

작품 “반항”과 “dinosaur skeleton”과 “abstract”를 본다. 마치 회화의 정물인 양 섬세하고도 정밀하게 다듬은 소품이다. 점과 선과 면의 구도를 한껏 활용한 작품으로서 회화의 평면성에 입체감을 입혀 과거와 현재를 함께 투영하고, 다가올 미래상을 암시한다. 이 또한 정중동(靜中動)의 모색과 생멸의 교차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flow”는 거슬러 올라 만나는 물의 시원(始原)과 현대를 관통하는 수도관 문화를 한자리에 배치하여 다가올 인류문명의 단면(斷面)을 백지로 제시한다.

천으로 된 바탕에 주로 한지를 이겨 붙이고 쌓아올린 “contraction horn”은 휘어지고 뒤틀리는 우주의 종횡을 연상시킨다. 원뿔의 꼭지점에 응집된 수축력은 무한대의 팽창을 예비하고, 평면 공간에 갈무리된 무한대의 확장력은 다시 원점의 수축을 마련한다. 농도를 달리하는 흑적, 청록의 색깔이 빛의 산란으로 원뿔 바탕을 물들이면서 꼭지점까지 가득 번져 빛무리의 향연을 펼친다. 마치 입체형 채색화를 보는 듯하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정적(靜的) 대상을 생멸변이하는 미체험의 심상으로 살려내어 조소(彫塑)로 빚어내는 장한솔의 미의식은 젊은 나이임에도 제법 원숙하고 그윽하다. 그러나 미의식의 탐구와 구현은 영원한 구도의 마음가짐과 지칠 줄 모르는 끈기를 꼭 필요로 하므로 평생에 걸쳐 일로매진하여야 하리라.

장한솔의 첫 번째 작품 전시가 장한 출발이 되어 빛나는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원한다.

예술학 장금희

경기대 환경조각과 출신인 청년 작가 장한솔은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조형예술가다. 작은 크기의 작업부터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작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조소작품들을 과감하게 만든다. 다채로운 작업들은 작가의 왕성한 호기심과 미적탐구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며 동시에 심도 깊은 주제 연구자세를 잘 보여준다.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는 현상과 대상에 대한 본질 탐구를 군더더기 없는 조각품으로 탄생시킨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작가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 속 소소한 경험들에서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작업으로 풀어낸다. 추상적 대상인 감정과 예술적 영감의 표현에 대하여 구체화 작업을 거쳐 정교한 입체 작품으로 만든다. 작품 곳곳에는 젊은 작가다운 기발함과 재치 더불어 삶에 대한 진지함이 내포되어 있다.

굵은 쇠사슬에 묶여있으나 자유로이 허공에 떠있는 풍선을 표현한 '반항'과 표면을 축소화하면 하나의 단순하고 작은 뿔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Contraction horn' 작품은 기존 상식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 망망대해 위 뱃머리를 부조로 표현한 '생멸(生滅)-연기(緣起)' 작품 시리즈는 삶의 파도를 헤쳐 나가려는 작가의 굳은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

작가는 철, 한지, 노끈 등 최소한의 재료를 이용하여 말하고자하는 본질을 조형예술작품으로 전달하려 노력했다. 아울러 절제된 색감과 무채색의 금속 소재로 완성된 작업들은 작품의 주제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보는 이들의 궁금증과 감각기관을 증폭시킨다.

‘자신의 작품을 둥지 밖의 세상에 내놓을 만큼 미적 정체성을 탐구해서 조형적으로 구현해 냈고, 앞으로 그것을 다양한 실험과 꾸준한 작품 제작의 성찰 과정을 통해서 더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작가이다’며 평론가는 장한솔 작가의 예술적 자질과 작품 성향을 높게 평가했다.

장은선갤러리를 통해 첫 개인전을 하는 신예 작가 장한솔의 이번 초대전에는 신작 15여점이 전시된다.

장한솔 초대展-미의식의 공간적 환원은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28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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