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안무가 롤랑 프티가 한국에 마지막으로 선사한 발레 롤랑 프티

전후 실존주의 발레 & 유럽 극발레의 거장 롤랑 프티


유럽 발레 100년간의 산 증인 롤랑 프티는 1924년에 태어나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에 입학(1933년)해 1940년에 코르드발레로 입단한다. 솔리스트 승급(1943년) 이후 20살에 안무에 전념하기 위해 발레단을 나와 초기 작품들을 안무하다가 1945년에 샹젤리제 발레단을 만든다.

‘유랑극단’, ‘랑데부’ ‘젊은이와 죽음’과 같은 실존주의 발레가 당시 만들어진 대표작들이며, ‘젊은이와 죽음(1946)’은 전방위 예술가 장 콕토가 대본을 쓴 롤랑 프티의 두 번째 작품으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영화 ‘백야’로도 잘 알려진 발레이다.

이후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해 런던과 헐리우드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 후 파리에 돌아와 미국식 뮤지컬 형식을 프랑스 발레에 결합시키는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마야 플리체스카야를 위해서 ‘병든 장미’를,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를 위해 ‘스페이드 여왕’을 도미니크 칼푸니를 위해 ‘나의 파블로바’를 만들었다. 1970년에는 국립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짧은 기간 재임하다 1972년 마르세이유 발레단을 창설한다.

유럽의 주요 극장들은 물론 헐리우드 무대까지 설렵했던 위대한 프랑스 안무가인 롤랑 프티가 살아있을 때 2010년 국립발레단에게 작품을 줬으며, 그가 사망 한 뒤 국내에 올리는 첫 공연으로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을 위해 10월2일부터 롤랑 프티의 예술적 권한을 지닌 루이지 보니노가 방문하여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에게 조금 더 디테일하게 롤랑 프티의 작품을 건네 줄 예정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발레! 그 안의 슬픈 사랑!


알퐁스 도데의 동명소설을 발레화한 작품으로 반 고흐가 사랑했던 프랑스 남부의 지방도시 아를르의 아름다운 풍경을 무대로 한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슬픈 프레데리와 그를 사랑한 비베트의 애틋하면서도 비장한 춤사위가 조르주 비제의 음악과 어우러져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프로방스의 전통 의상을 그대로 재현해낸 의상들과 반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르 지방의 밀밭 풍경이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진다. 특히 발레의 마지막에 사랑에 대한 번민으로 괴로워하는 프레데리가 격정에 넘쳐 자살을 하는 장면은 남자 무용수의 모든 에너지가 분출되는 장면으로 꼭 눈여겨 보아야 할 명장면이다.


이 작품은 광기에 빠진듯한 희열의 축제 장면과 주인공들의 비밀스럽고 번뇌하는 내면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대비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발레 뤼스의 ‘페트루슈카’와 유사성이 많은 작품으로도 평가된다.

영화 ‘백야’의 감동을 발레로 다시 느낀다!


영화 ‘백야’는 1986년 서울에서만 36만 이상을 동원할 정도로 엄청난 흥행을 올린 영화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7~8분 가량 공연되는 강렬한 춤이 바로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이다.

1946년 세계 대전이 끝난 무거운 사회 분위기가 반영되어 있는 이 작품은 바흐의 웅장하고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파사칼리아’를 배경으로 죽음을 부르는 팜므파탈의 압박에 스스로 목을 매는 젊은이의 모습을 충격적으로 그려낸다.

장 콕토가 대본을 쓴 이 작품은 원래 재즈 ‘To Frankie and Johnny’에 맞춰 안무되었으나 안무가 완성된 후 바하의 ‘파사칼리아’로 음악이 바뀌었으나 정확히 안무가가 원한 리듬과 시간에 맞아떨어져 종래의 안무와 음악간의 주종관계를 완전히 뒤집은 파격적인 시도로 그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천재 안무가의 22세 안무작! 가장 번득이는 천재성을 발휘한 작품으로 반세기 이상이 지났지만 그 현대성은 어느 작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발레이다.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루돌프 누레예프, 니콜라 르 리슈 등의 ‘젊은이와 죽음’은 아직도 발레 관객들의 기억을 맴돌고 있는 전설적인 연기이다.

이보다 더 도발적인 카르멘은 없었다. 롤랑 프티의


비제의 오페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다양하게 안무됐던 ‘카르멘’, 그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인 명작이자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롤랑 프티의 ‘카르멘’을 볼 수 있다. 롤랑 프티의 ‘카르멘’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선정적이었던 의상과 안무, 도발적인 헤어스타일 등의 이유로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온 작품으로 수많은 발레리나들이 가장 도전하고 싶은 역으로 꼽힌다.

1949년 런던의 Prince’s Theater의 초연 다음날 아침 모든 사람들이 박스 오피스에 ‘카르멘’의 티켓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것은 물론 모든 언론들이 이 발레의 ‘새로움’과 ‘파격성’에 대해서 대서 특필했다. 롤랑 프티의 ‘카르멘’은 독특하고 화려한 무대 디자인 화면앵글과 컷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육감적인 춤의 여러 에피소드를 엮어 하나의 줄거리가 있는 발레로 만드는 프티의 스타일을 정립한 역사적인 작품, 롤랑 프티의 명작을 한국의 새로운 ‘카르멘’과 만난다.

< 아를르의 여인 >


마침내 인연을 맺게 된 두 집안이 행복하고 기뻐해야 하는 날, 바로 프로방스 지방의 두 남녀 프레데리와 비베트가 그토록 기다리던 결혼식 날이다. 지금의 이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눈물이 있었던가. 하지만 오늘로서 두 집안은 행복과 기쁨으로 충만한 사이가 될 수 있다. 프레데리와 비베트도 그러겠다고 했다. 비베트는 정말로 아름답다. 비베트는 모두에게 약혼자를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프레데리는 강하고 이성적인 남자다.


그런데 문득 프레데리는 아를르의 여인을 생각한다. 그녀를 영원히 잊기로 하지 않았던가?


프레데리는 한 때 열렬히 사랑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던 그 아를르의 여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눈앞에 있는 결혼식 하객들보다 더 생생하고 또렷하며 현실적이다. 이 순간, 프레데리는 비베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그의 눈에는 오로지 아를르의 여인의 망령만이 보일 뿐이다. 그는 이 망령과 미친 듯이 춤을 춘다.

그의 눈에는 모든 남자들이 아를르의 여인의 망령과 춤을 추는 것 같다. 프레데리는 질투를 상징하는 붉은 베일 때문에 앞이 안 보인다. 그 모습을 몰래 바라보던 비베트는 프레데리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비베트는 프레데리를 데리고 가려고 하지만 그는 이미 초췌한 시신 같다. 프레데리의 두 눈은 죽음으로 가득하고, 그의 마음은 광기로 가득하다. 하객들은 화목한 관계를 꿈꾸고 마을의 남녀는 열심히 파랑돌 춤을 춘다.

결혼식의 밤은 장례식의 밤이 되고 예식장은 무덤이 될 것이다. 반 고흐의 그림과 같은 붉은 하늘이 불행한 남녀 위로 드리워진다. 금지된 사랑에 낙심한 프레데리. 허공 속에 비명 소리가 들린다… ≫

< 아를르의 여인 >


마침내 인연을 맺게 된 두 집안이 행복하고 기뻐해야 하는 날, 바로 프로방스 지방의 두 남녀 프레데리와 비베트가 그토록 기다리던 결혼식 날이다. 지금의 이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눈물이 있었던가. 하지만 오늘로서 두 집안은 행복과 기쁨으로 충만한 사이가 될 수 있다. 프레데리와 비베트도 그러겠다고 했다. 비베트는 정말로 아름답다. 비베트는 모두에게 약혼자를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프레데리는 강하고 이성적인 남자다.


그런데 문득 프레데리는 아를르의 여인을 생각한다. 그녀를 영원히 잊기로 하지 않았던가?


프레데리는 한 때 열렬히 사랑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던 그 아를르의 여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눈앞에 있는 결혼식 하객들보다 더 생생하고 또렷하며 현실적이다. 이 순간, 프레데리는 비베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그의 눈에는 오로지 아를르의 여인의 망령만이 보일 뿐이다. 그는 이 망령과 미친 듯이 춤을 춘다.

그의 눈에는 모든 남자들이 아를르의 여인의 망령과 춤을 추는 것 같다. 프레데리는 질투를 상징하는 붉은 베일 때문에 앞이 안 보인다. 그 모습을 몰래 바라보던 비베트는 프레데리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비베트는 프레데리를 데리고 가려고 하지만 그는 이미 초췌한 시신 같다. 프레데리의 두 눈은 죽음으로 가득하고, 그의 마음은 광기로 가득하다. 하객들은 화목한 관계를 꿈꾸고 마을의 남녀는 열심히 파랑돌 춤을 춘다.

결혼식의 밤은 장례식의 밤이 되고 예식장은 무덤이 될 것이다. 반 고흐의 그림과 같은 붉은 하늘이 불행한 남녀 위로 드리워진다. 금지된 사랑에 낙심한 프레데리. 허공 속에 비명 소리가 들린다… ≫

< 젊은이와 죽음 >


아틀리에에서 젊은 남자가 홀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젊은 여자가 나타난다. 그녀 때문에 그는 고뇌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남자가 여자 쪽으로 달려가지만 그녀는 그를 밀쳐 낸다. 그가 그녀에게 애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욕하고 조롱한 후 떠나버린다. 남자는 목을 맨다.

방이 사라지고 목 매달아 죽은 남자의 시체만 남아있다.
무도회 차림을 한 죽음의 여신이 지붕으로 등장한다.
죽음의 여신이 가면을 벗는다. 좀 전의 젊은 여자다.
그리고 그녀는 죽은 남자의 얼굴에 가면을 씌운다.
두 사람은 함께 지붕을 통해 사라진다.

장 콕토

공연명발레 롤랑 프티
공연장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기간2013.10.11(금)~2013.10.13(일) / 총 4회
공연시간평일 19시30분 | 토요일 14시, 19시 | 일요일 14시
티켓가격R석 6만원 | S석 5만원 | A석 3만원 | B석 2만원 | C석 5천원
예 매 문 의 SAC티켓 02-580-1300 티켓링크 1588-7890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옥션티켓 1566-1369 YES24 1544-6399
문 의 국립발레단 02-587-6181

www.artkoreatv.com
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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