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는 1월 4일부터 김춘옥 작가의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이 전시를 시작했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욕망과 상실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뗄 수 없는 멀고도 가까운 것이다.

들꽃처럼 질긴 나의 욕망은 끝없이 생겨나 꽃처럼 피어나고 스러진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자 원인인 ‘오브제 아’는 욕망으로 왜곡된 응시에 의해서만 인식 될 수 있다고 ‘라캉’은 말한다. 세상을 볼 때 맨눈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눈물이 가득고인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눈물 때문에 찌그러져 보이는 상대는 모든 것이 또렷하고 정확하게 보이는 것보다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전달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누구의 눈이든지 색안경이 씌워져 있고, 이렇게 색안경 혹은 간유리를 통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주체의 한계라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관점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본다. 기억조차 흐린 유아기에 우리는 ‘거울’을 통해 우리자신을 인식했다. 그때 주체의 시각적 인식은 특정한 개인의 모습이 아니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작가의 자매들

그것은 주체이 형상이 전체로 통일된 하나의 통일체로 생각하지 못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본다. 거울은 나와 동일시 된 실제적 모습을 비추어 준다. 바로 나를 확인하는 일이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내가 ‘나’를 인식하는 것은, 너와 다르고 그와 다른 개별성을 인식한다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속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내가 나와 하나의 통합체이며 주체의 형성이 시작되는 것이다. 주체의 형성은 주체의 소외를 내포한다. 평생 동안 내 위치에서 나를 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는 존재의 형상은 타인에 의해, 사회 속에서 규명될 수 밖에 없다.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유년 시절, 거울 앞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커다란 꽃핀을 머리에 꽂고 덩실거리며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 꽃핀은 나에게 영원한 나르시스의 꽃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꽃으로 위장한 익명의 여인들이 되살아난다. 긴 세월동안 속절없이 태어난 나의 욕망이다. 내속의 타인이자 나르시스의 현현이다.

 

나를 키워 온 것은 내 안의 욕망이었고, 내 안에 잉태된 욕망은 절규의 몸짓으로 나를 버티게 했다. 꿈틀거리는 욕망은 오늘 또 한 발을 내딛는다.

 

2017년 1월 작가노트에서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

김춘옥 개인전 ‘나르시스의 방’은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1월 10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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