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The Picture Collection Inc.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선생이 가슴에 총을 맞고 서거한다. 안두희가 쏜 총탄이 빗나가 경교장 2층 김구의 집무실 창문에 난 총탄자국. 서거 직후 경교장 앞뜰을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미국의 유명 사진잡지에 실렸다. 이 잡지의 사진기자였던 칼 마이던스는 이 사진에‘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라는 제목으로 지도자를 잃은 한국의 슬픈 표정을 묘사했다. 이 사진이 실렸던 잡지가 역대 최고의 포토 매거진 ‘라이프(LIFE)지’이다.

오는 9월 6일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라이프사진전’이 개최된다. 라이프는 최고의 사진가로 평가 받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유진 스미스, 더글러스 던컨 등이 활동했고, 주간 판매량이 1300만부에 이를 만큼 절대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잡지였다. 이들 최고의 사진가들이 남긴 900만장의 사진 중 최고의 사진 130여장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백범 김구선생부터 마이클 잭슨, 한국전쟁에서 아폴로 11호까지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심오한 인생의 철학을 드러내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To see life, To see the world)’라는 라이프의 창간인 헨리 루스의 창간사에 충실한 전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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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라이프를 통해 세상을 봤고, 라이프는 사람들의 인생을 기록했다. 간디와 김구는 모두 민족의 지도자로 칭송을 받았지만 모두 암살 당했고, 처칠과 히틀러는 정치적 앙숙이었지만 미술에 대한 소질, 출중한 연설 능력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 속에서 군인들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기도 하고 순간의 실수로 인류 최초의 달을 밟은 주인공이 바뀌기도 했다. 삶은 위태롭고 역사의 방향은 예상할 수 없는 궤적을 그린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스쳐 지나갈 사실이 사진가들을 통해 불멸의 역사로 남았다. 라이프사진전은 인생과 역사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1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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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ople / 인간 vs 인간

한 인간의 인생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건 역사적인 명성에 가려진 고단한 개인의 삶과 부유함에 가려진 메마른 영혼들이 있었다. 초창기부터 『라이프』는 그 제호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의 삶과 공적인 인간의 삶 그 양쪽 모두에 충실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보다 더 속속들이 파헤쳤던 경쟁자와 협력자, 그리고 동반자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한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관람자 스스로 구성하도록 연출되었다. 화가로서 남은 여생을 살았던 윈스턴 처칠과 화가가 되길 그토록 갈망했으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아돌프 히틀러, 피카소의 조형미를 질투했던 마티스, 마티스의 색채감각에 열등감을 느끼던 피카소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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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ments / 역사에 기억될 순간


매캐한 화약냄새와 폭음이 진동하는 전쟁터에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군인들을 보라. 마비된 이성이 쉽사리 광기로 변해버리는 전쟁터 속에서도 본능 속에 남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더할 수 없는 인간애를 보여준다. 『라이프』는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고 보도했다. 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우주개발의 시대, 냉전의 순간에서부터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담아낸 내용은 바로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흘러 넘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이 전시영역은 우리에게 참혹한 전쟁터 속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살아남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또 한 거대한 사회적 냉대를 가슴에 안고 맞서서 진정한 챔피언이 되었는지 그 역사의 순간을 낱낱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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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t’s Life / 이것이 우리의 삶


삶에 대한 기록, 이것이야 말로 『라이프』의 본 바탕이다. 이름에 걸맞게 『라이프』는 시대의 영웅이나 역사적인 사건만을 쫓지 않았다. 범부들의 지극히 소소한 일상을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한 눈으로 기록하고 남겨두었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무덤에서 한 인간의 삶이 막을 내릴 때까지 사진이라는 혁신적인 매체를 통해 깊은 울림으로 선사할 것이다. 특히 1950년대에 가장 위대한 사진전시였던 ‘인간가족전’의 가장 첫 번째 사진(양츠강 사진)과 마지막 사진(유진 스미스의 ‘낙원으로 가는 길’)으로 장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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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2013년 9월 6일 ~ 11월 25일 (11:00~20:30) / 81일간
장소: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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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세종회관 라이프사진전 유니크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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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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