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 문래동 스페이스 나인(Space 9)에서 사진가 박희철의 개인전이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다. 오프닝 및 첫 사진집<TURN> 출판 기념식이 26일(금) 6시 30분에 진행된다.

그녀는 떠났다.
나와 2년 반을 살고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스스로 떠났다.

이후 나는 사진기를 들었고
셔터는,
그녀를 향한 편지가 되었다.

사진은 순간과 영겁이다.
한 장의 사진은 찰나를 기록하지만,

그 안에는 함께 했었던,
그리고 함께 하지 못할 시간들이
담겨있다.

이 사진집은
그 시간들을 각인하는 작업이며,
나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공표이다.

사진집<TURN>은 돌아올 수 없는 아내를 그리워 하는 작가의 내면이 잘 담겨져 있다.

<서문>

들을 수 없는 답-아내의 외출

고통의 원인을 해결하면 그 고통이 저절로 소멸한다고 보는 것이 불가(佛家)의 생각이다. 생로병사의 4가지 고통을 극복하려면 태어나지 않으면 된다고 하니,
실로 이보다 더한 종교적 유혹은 없을 것이다.

생로병사의 과정 중에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는 또 다른 네 가지 고통이 있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과 미워하는 사람을 볼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괴로움과 몸과 마음이 항상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일으켜 고통이 끊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여덟 가지 고통은 태어남으로 생기는 것으로 어느 하나 삶에서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가 없는 숙명적 고통이다. 그리고 이 모두는 불교적으로 인(因)과 연(緣)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니 나름 해답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희철의 ‘아내의 외출’은 이미 일어난 일의 결과에 대한 회한이 아니라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아내의 답을 찾고 있다. 그 답을 불가에서 말하는 원인이라고 한다면, 그의 아내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선택에 대해 어떤 답도 남겨놓지 않고 홀연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다. 박희철의 사진이 끝없이 외롭고 죽음 너머의 어딘가를 서성이며 보는 이들을 깊은 슬픔의 심연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어떤 심증도 가지지 못한 결과다. 그래서 박희철의 ‘아내의 외출’은 들을 수 없는 답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며, 영원한 숙제를 홀로 부둥켜안고 뒤돌아 울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 김홍희/사진가

박희철은 월간사진예술 5월호 <이달의 포트폴리오>에 당선 되었으며. 다수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가졌다.

2016년 <사진예술 이달의 포트폴리오 수상전> 단체전, 반도갤러리,
2016 수원포토 국제 교류 개인전 치앙마이, <쿠바,오묘한 빛의 나라 I saw an angel passing by, Cuba> 개인전 갤러리 52, <신선거 초대전> 단체전 중국 문화원, <쿠바,오묘한 빛의 나라> 그룹전 갤러리 인덱스, 2015 <신선거 초대전>, <Intermission> 단체전, DPPA 등이 있다.

▲ 박희철 개인전 (아트코리아방송)
▲ 박희철 개인전 (아트코리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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