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프리들랜더 (Lee Friedlander, 1934~ )의 사회적인 다큐멘터리사진

다큐멘터리사진은 기록영화(Documentary Film)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사진은 1839년에 발명되었고, 영화는 그로부터 56년 후인 1895년에 탄생했다.

최초의 영화는 극영화가 아닌 기록영화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출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사진의 전통은 로저페턴의 ‘크림전쟁사진’, 매튜 B 브라디의 ‘미국남북전쟁사진’, 자콥오거스트 리스의 ‘빈민가 사진’, 루이스 위그하인의 ‘미성년 노동자사진’등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후 1920년대에 소형카메라가 개발되고 사진망판 고속인쇄가 가능해짐에 따라서 저널리즘사진의 토대가 마련됐다. 이후 독일에서 히틀러가 집권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의 저널리즘사진인력이 미국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사회적인환경이 기초적인 토대가 되어 1936년에 '라이프 Life'지가 창간된 이후 1950년대까지는 저널리즘사진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1950년대는 본격적인 대중사회가 시작된 때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사회가 시작되고 텔레비전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텔레비전이 대중화되면서 사진의 저널리즘적인 기능이 영상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라이프 Life'지를 비롯한 저널리즘 매체는 1930년대를 전후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매체자체의 기술적인 발전과 사회문화적인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한 결과이다. 특히 양차세계대전이 발생하여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건과 뉴스거리가 넘쳤다.

전쟁으로 인하여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세상이 급속도로 요동치던 시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외부세계에 대한 뉴스에 민감 시기가 이때였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한 것이 사진이 위주가 된 '라이프'지와 같은 잡지였다. 또한 그만큼 화보잡지의 영향력은 컸다. 그로인하여 1960년대까지 사진의 대명사는 다큐멘터리사진 이였다. 이 시기에 사진은 현실 그 자체로 인식되었고, 지극히 객관적인 기록매체이자 전달수단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1956년도에 윌리엄 클라인이 ‘뉴욕New York’을 발표하고, 1958년도에 로버트 프랭크가 ‘미국인 The Americans’을 발표하면서 다큐멘터리사진의 변모가 시작되었다. 사진사에서는 이들 두 사진가의 작품을 현대사진의 시작 혹은 뿌리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전의 다른 사진가들의 작품은 공적이고 특별한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와는 다르게 이들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으로 표현하여 자신들의 주관적인 세계관을 드러냈다. 이때부터 다큐멘터리사진은 저널리즘사진, 다큐멘터리사진 등으로 구분되어진다. 또 1960년대에는 좀 더 사유화된 다큐멘터리사진을 발표하는 사진가들이 등장한다.

그중에 한사람이 1960년대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사진가인 리 프리들랜더 Lee Friedlander이다. 그는 196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기록했다. 또 사회적인 현실 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한다. 사회에 대한 이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또 전혀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벚꽃도 주관적인 미감으로 재현했다.

1980년대에는 무표정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기록하여 반복적인 편집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그러한 사진 중에 일부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인류의 삶은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그와 더불어서 삶의 형태와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개개인은 조직의 부속품처럼 되었고, 유일한 것이 없게 되었다. 농경사회에서는 많은 것을 자급자족했다. 하지만 현대산업사회는 모든 생필품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 현대인들은 외형적으로는 개성을 중요시여기고,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개개인의 삶을 살펴보면 자본의 전략과 상품미학의 논리에 의해서 개개인의 삶이 지배당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한다.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무표정하게 자신의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마치 감정이 전혀 없는 로봇처럼 보이기도 한다. 산업화사회의 사회구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 중에 하나다.


리 프리들랜더는 다큐멘터리사진가이다. 하지만 그 이전의 사진가들과는 다르게 미학적이다. 또 지극히 사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사진작업을 한다. 그래서 그 결과물은 모호하고 난해하게 느껴진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전개되는 현대사진의 난해함을 암시하는 것 같은 작품을 보여준다. 사회적인 시각과 더불어서 동시대적인 미학을 탑재한 사진가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특히 이번에 소개한 작품은 현대인들의 유형화된 삶을 환기시켜준다는 측면에서 독일의 유형학적인 사진과 교차하는 지점이 발생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적인 미학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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