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코리아방송] = "이젠 레테(Lethe)의 강을 건너고 싶다"

13일 오후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는 김옥선 사진작가의 "이젠 레테의 강을 건너고 싶다" 전시가 열렸다.

이날 전시는 많은 사진작가들과 축하객들이 찾아와 김옥선 작가의 세월호에 대한 그의 작품에서 오는 아픔과 상처를 공유했다.

김옥선

세월호(世越號)....

한때 행복을 실어 나르던 유람선과 노란 리본이

이 시대의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상징(symbol, 象徵) 하는

무거운 단어가 되었다.

2014년 4월 16일.

2년전에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 사건을 거닐어 본다.

우리는 꽃다운 청춘들이 변변한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맥없이 수장되는 참혹한 광경을 생중계로 지켜 보며 절망하고 절망했다. 모두는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며 눈물을 흘렸고 하늘을 원망했다.

730일, 104주, 24개월, 2년...

그러나 우리는 벌써 잊었다.

남아 있는 자들의 슬픔이 이토록 처절할진대 선명했던 기억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망각으로 지워져만 간다.

주위를 부유(浮遊) 하는 영혼의 트라우마를 본다.

사진가로서 아픈 기억인 세월호를 모티브로 한다는 것.

절망을 치유하며 역사와 대면할 수 있는 내 방식의 살풀이다.

사진 매체의 특성인 반복적인 시각의 노출로 트라우마를 중화 시키며,

올곧은 시대정신과 균형 있는 역사와 대면하기를 소원한다.

사진은 지금을 기록하지만 과거가 되어 오늘을 이야기한다(story-telling).

못다 한 수많은 상상의 내러티브는 시각적인 요소를 위해 설정된 미장센이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키며 든든한 의지가 되었던 당산목은

민족적인 정한(情恨)이 서려있는 한국 민속신앙의 구심점이다.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영혼의 사다리인 신령한 당산목을 통해

못다핀 영혼의 꽃들이 상흔을 치유하며, 영원의 안식을 취했으면 하는 사적인 바램을 담았다.

현실의 삶 속에서 세월호 사건은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기억되며 또 잊혀지고 있는걸까?

이러한 호기심과 상상의 접목으로 시작된 작업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진으로 구체화되었다. 저마다 생각하는 기억과 망각에 이르는 스펙트럼을 세월호의 상징성인 노란 리본의 작품속 위치를 통해 의식의 언저리를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시간은 기억을 삼킨다.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슬픈 기억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지 않은 아련한 기억들도 존재한다.

또한 서서히 망각되어간다.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들이 또 다른 사건으로 기억이 덧씌워지고

반복을 거듭하며 잊혀 간다.

잊힐 권리와 기억의 투쟁으로 대변되는 역사의 질곡.

내가 또는 우리 모두가 안고 가야 할 영원한 숙명이기도 하다.

사회에 큰 화두를 던져준 416세월호 참사의 망각과 기억을 다룬 김옥선의 <이젠 레테의 강을 건너고 싶다> 사진전은 1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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