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유토피아란 원래 없는ou 장소topos라는 의미이다.

도연명도 이상향으로 도원경을 그리며 인간이 찾을 수 없는 곳이라 말하고 있다. 무릉도원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현대인들의 마음의 안식처인 것이다.

이제까지 많은 시대, 많은 작가들이 나름의 유토피아를 구현해냈는데, 그것은 항상 못마땅한 ‘이 세계’와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배고픔이 지배하던 시절의 유토피아는 먹을 것이 지천에 넘쳐나는 곳이었고, 기계문명에 염증을 느낀 자가 그려내는 유토피아는 자연의 섭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렇게 구현되어 제시된 유토피아들은 허구에 불과하다. 유토피아란 없는-곳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를 꾸며내어 거기에 의탁하지 않고, 진정한 유토피아 곧 ‘없는 곳’을 통해 ‘이 삶’을 돌아보고 즐거움을 누려볼 생각이다. 이는 진정한 마음의 즐거움이다.

마음을 담기 위해서는 그리는 대상의 형상보다 화가의 의지가 더 중요 하다. 이는 자기수련과 상통하는 내용이며 베토벤이 귀가 먼 일에 비유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손에 익을 대로 익은 기교를 빌어 내면 깊숙한 곳의 음악을 펼쳐내어 이를 예술적인 경지로 승화시킨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전시의 소재들은 풍경과 같은 부류로 이해하기 쉽지만 그것은 외연적인 것이고 내포는 새와 자연을 통하여 도시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독과 동행 그리고 행복 등 다양한 희노애락의 삶의 은유적 표현인 것이다. 여기서 ‘새’는 사람을 상징화시켜 의인화한 것이며 그 배경의 자연들은 도시풍경인 것이다.

새는 외롭게 혼자 있기도 하고, 여러 마리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인간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새와 말 그리고 파초 는 작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실존적인 모습이자, 자유로운 여행과 조용한 침묵속의 휴식을 즐기며 이상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이다.

자연과 산수를 묘사하면서 형태나 조형성에 앞서 정신과 사유를 우선에 두고 있다.

아득히 멀리선 무릉도원의 자연과 이를 관조하는 자아, 그리고 관람객의 관계적 설정은 옛 문인들이 그리던 산수화의 전형적인 심상이다.

인간의 삶이 내재하고 있는 곤궁과 실존적 고통들을 직시하는 한편 이를 낙관적 자세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 왕열 | wang yeul | 王烈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개인전 50회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미국, 프랑스등) |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수상(동아일보사) |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3회(국립현대미술관)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한국미술작가대상 (한국미술작가대상 운영위원회) | 단체전 48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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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충무아트홀 갤러리 1층 본 전시장

2014. 5. 6(화) ▶ 2014. 5. 11(일)

서울 중구 흥인동 131 | T02-2230-6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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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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