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아트를 선도하는 아시아 여성들의 전시

4월 2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관장 정형민)에서는 아시아 출신 여성 뉴미디어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한 《끝없는 도전_인피니트 챌린지》에 대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일 개막된《쉬린 네샤트》에 이어 진행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아시아 아트 프로젝트(Asia Art PROJECT) 두 번째 기획전시이다.

《끝없는 도전_인피니트 챌린지》는 뉴미디어 작품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새로운 예술에 대한 도전과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여성 작가 7인의 작품을 소개했다.


뉴미디어 채널의 다양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영상·사진·퍼포먼스·설치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된 작품 22점(영상 14점, 사진 2점, 설치 3점, 넷 아트 2점, 퍼포먼스 1점)이 펼쳐졌다.

7인의 여성 작가 중 1970년대 초반 비디오 아트를 시작한 김순기(1946, 한국)가 나와 기자들의 간담회를 갖고 난 후, 전시관을 돌며 다른 참가 작가들의 전시를 둘러보며 설명회를 가졌다.


날리니 말라니(1946, 인도), 슈리 쳉(1954, 대만)은 강력하면서도 선구적인 뉴미디어 여성작가다.

김순기는 개념적인 퍼포먼스와 미디어 작품을 발표해 온 우리나라 대표 여성 미디어작가로서 시·공간의 만남에서 생성되는 우연성과 일회성에 대한 관심을 직접 채집한 사운드로 탄생시킨 소리설치작품 <침묵의 소리를 들어라>(2014)를 선보였다.

날리니 말라니는 회화에서 출발하여 영상과 설치로 확장해온 작가이다. 5개의 벽을 통해 영사되는 <모국-인도: 고통의 구축에 관한 보고서> (2005)는 변화하는 인도와 무슬림 사회에서 여성의 고통과 치유의 메시지를 보였다.
슈리 쳉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 넷 아트(net art)를 통해 거대권력이 은폐하려는 진실을 폭로한다.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욕망의 들뜬 대상들> (1992)은 여러 인종의 여성 작가들이 인종과 성에 대한 관념을 풀어낸 작품이다.

개성 넘치는 젊은 여성 작가 샤흐지아 시칸더(1969, 파키스탄), 틴틴 울리아(1971, 인도네시아), 쉴파 굽타(1976, 인도), 차오 페이(1978, 중국)는 관람객의 참여와 소통으로 이어지는 작품들도 돋보였다.

샤흐지아 시칸더는 힌두와 무슬림 전통 도상을 이용하여 오랜 기간 대립해온 인도와 파키스탄의 역사를 풀어내고, 샤쟈 비엔날레 출품작이기도 한 <시차>(2013)는 세밀화를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역사적 갈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틴틴 울리아는 사회적 억압과 고립이라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가 활발한 현시대 속에서 국적과 정체성의 문제, 동시대성에 대한 의미를 다루었는데,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된 <우리는 꽃에 주목하지 않는다, 자카르타> (2010)와 직접 체험이 가능한 <나비 발생기>(2012)가 전시됐다.


<나비 발생기>는 한국 작가 윤지현, 이재민과의 협업으로 제작돼 의미를 더했다.

쉴파 굽타는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상호작용 퍼포먼스 및 뉴미디어 설치 작가다. ‘관계’를 중시하는 그녀의 작품 중 이번에 선보이는 (2014)는 알 수 없는 문자인 듯 하지만, 조명이 들어오면 ‘MY EAST IS YOUR WEST’로 변한다.


차오 페이는 사진,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예술가다.


힙합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변형되어지는 보여준 <힙합>(2003·2005·2006) 연작과,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를 배경으로 한 *머시니마 <위안화 도시>(2007)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관 영화관에서는 슈리 쳉의 초기 영화인 <색채 조합>(1989)과 <욕망의 들뜬 대상들>(1992), (2000), 차오 페이의 장편 영화 <황사>(2013)와 <위안화 도시>(2007)가 특별 상영된다.


또한, 이날 오후 4시부터 지하1층 전시마당에서는 김순기의 작품 <굿-춤>(2014)의 일환으로 무용가 이애주의 퍼포먼스도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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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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