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년이나 된 그 나무를 보는 순간 그의 뇌리는 벼락을 맞은 듯 하얗게 비워져 버리고 말았다. 그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집의 마당을 가로질러 봉당 앞에 서서 주인을 찾고 있었다. 1300년이나 이집을 지켜온 그 나무를 자르겠다니 당연히 쥔 영감은 펄쩍 뛸 수밖에...

석고대죄를 하며 꿈쩍도 않고 간청을 하는 그의 고집에 쥔 영감은 눈물을 머금고 그 대추나무를 자르도록 허락을 내렸다. 길일을 잡아 액운을 막고서야 잘라야 된다며 차일피일 미루기를 수년 영감님은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남은 할미는 영감님의 혼이 깃든 그 나무를 어찌 자르겠느냐며 끝내 허락을 내리지 않는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 대추나무는 갑자기 잎을 떨 군 후 다시 잎을 피우지 못했다. 그렇게 고사목이 된 후에야 할머니는 대추나무를 자르도록 허락을 했고 대추나무를 자르면서 톱밥이 물속에 가라않는 기이한 일이 벌어짐이 목격된 후 비로소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로부터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악귀를 쫒고 행운을 가져온다는 민간의 믿음이 전해져 오는데 벽조목(벼락 맞은 대추나무)의 예술가 림만선 장인이 그 이름을 널리게 알리게 된 이면엔 그 대추나무의 그러한 기묘한 전설이 사실이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김가중작가의 글 중에서)

선대부터 시서화를 하던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서예, 전각, 그림 등을 접하며 자랐고 이러한 성장배경은 목조각을 비롯해 서예와 그림, 각(刻)등을 두루 섭렵 한 그의 칼끝은 강약이 조화롭게 나타나며 긴장감과 이완감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조각도의 강약과 삐침의 방향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나며 변화가 무쌍한 것이 림만선 작품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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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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