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이 느껴지는 꽃잎과 이슬을 매개로 구성된 매혹적인 결과물

끌림이 느껴지는 꽃잎과 이슬을 매개로 구성된 매혹적인 결과물

2014년 2월 19일 오후 3시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정민자 두 번째 개인전 ‘Attraction’ 사진전이 문영태 교수를 비롯하여 많은 사진관계 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일 한국예술사진작가협회 회장, 이평수 한국사진작가협회 전부이사장을 비롯하여 한국사진방송 김가중 대표, 아트코리아 김한정 대표, 이학영 한국사진방송 전심사위원장. 이순희 작가도 참석하여 축하했다. 본 전시는2014년 2월 24일 까지 전시한다.

디지털테크놀로지시대의 예술

-숭고와 시뮬라크르-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사진은 특정한 사물이나 사건 혹은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 기본적인 작업형식이다. 그러므로 대상에 의해서 주제 및 작품의 완성도가 좌우되는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J는 그러한 기본적인 형식에서 탈피한 작업을 한다.

또 고전적인 예술의 개념인 미메시스 mimesis나 숭고미를 재현하는 작업에서도 벗어나 있다. 사진작업의 기본적인 방식인 현실에 존재하는 특별한 사물이나 굉장한 사건을 기록하여 전달하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 또한 현실공간에서 자신의 의도에 따라서 연출하고 구성하는 포스트모더니즘작가의 표현방식을 수용한 것도 아니다.

현실공간에서 연출하고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현실에서 또 다른 층위에 있는 공간과 내러티브 narrative를 만들어냈다.

작가는 전작인 'Temptation'시리즈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여 알레고리적으로 표현했다. 동시대의 특정한 문화현상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은밀한 욕망에 대한 자기고백적인 작업이었다.

이번에 발표하는 'Attraction'시리즈는 표현방식은 지난번 작품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이용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결과물의 최종적인 느낌과 주제는 간극이 느껴진다. 과거엔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여 생산한 이미지가 혼재되었지만 리얼리티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에 작업한 결과물은 리얼리티가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가상의 리얼리티만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문화적인 감수성과 교감하는 결과물을 만들었는데, 매혹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디지털이미지이다. ‘매혹’ 혹은 ‘끌림’이 느껴진다. 진짜와 가짜 혹은 실재와 가상이 복잡하게 어우러졌다. 그로인해 진짜와 가짜 그리고 실재와 가상의 구분이 불가능하게 됐다. 작가의 상상력과 원초적인 미적 감각이 적극적으로 작동하여 또 다른 상상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사진적인 리얼리티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실사이미지와 모조가 정교하게 배치되었고, 회화적인 상상력이 느껴지는 새로운 영역의 가상이미지가 생산되었다. 감성적이면서도 끌림이 느껴지는 꽃잎과 이슬을 매개로 구성된 매혹적인 결과물이다.

작가는 자신이 선호하는 대상을 매개로 사용하여 내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결과물 자체가 타자의 시선을 끌기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작가의 내면세계가 투사된 것처럼 느껴진다. 실재와 가짜가 어우러져서 원본 없는 복제물이 현실공간을 대체하고 있는 동시대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자신의 논문인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사진의 발명으로 인하여 예술의 기능과 지각방식이 변화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즉 제의祭儀적인 기능에서 전시展示적인 기능으로 변화되었고, 선형적인 시고가 아닌 비선형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또 예술작품에서 원본의 중요성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벤야민의 관점은 디지털테크놀로지의 발전 때문에 발생한 동시대 시각예술의 변모와 일맥상통한다. 이 지점에서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의 미학과 만난다.

동시대시각예술은 지난 20세기 이후 더 이상 특별한 담론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 할 만 한 현상이 있다면 시각예술전반에 걸친 테크놀로지의 영향력이다. J의 작품도 이러한 동시대 예술의 풍경을 반영한다.

우리는 현재 원본 없는 복제가 실재보다 더 실재처럼 느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또한 점점 더 그것에 익숙해지고 있고, 정서적으로도 동화되고 있다.

작가는 이번에 발표하는'Attraction'시리즈에서 이와 같은 문화적인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동시에 자신의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끌림’ 혹은 ‘매혹’에 대한 심리를 우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시대적인 표상이자 내면의 솔직한 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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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재완 기자 (0280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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