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칠 수 없는 사진, 붙잡고 싶은 얼굴들


전시기간 : 2013.09.07(토) ~ 10.06(일)
오 프 닝 : 2013.09.07(토) 오후 3시
장 소 : 상도동 꿈꽃팩토리 '밤골마을 마음의 쉼터' 및 밤골 골목길 일대 야외전시
문 의 : 정병윤 010-3157-7603

사회공익을 위한 사진가들의 모임 꿈꽃팩토리 소속작가 정병윤이 첫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꿈꽃팩토리는 마을공동체 아카이브를 비롯해 어린이 사진교실, 장수사진 촬영 등의 활동을 펼쳤고 지난 6월에는 꿈꽃팩토리 '밤골마을 마음의 쉼터'를 개관하는 기념으로 마을 잔치와 함께 밤골마을 단체전을 열었다.

꿈꽃팩토리는 대도시에 엄연히 자리한 마을공동체를 기록하고 봉사하며 출판하여 후대에 기록유산으로 남기고자 한다. 그리고 '밤골마을 마음의 쉼터'와 골목길 벽에서 첫 번째 개인전으로 정병윤 작가의 개인전 '岾(재)'를 열 예정이다.

도망칠 수 없는 사진, 岾(재)

최연하(독립큐레이터, 사진비평)의 글 中 발췌함

정병윤의 시리즈는 좀 더 앞에 놓여있을 시간으로 겨우 자신을 운송해오다, 이제 곧 증발해버릴 것 같은 시공 속의 희미한 얼굴을 담았다. 사진가가 직면한 이 얼굴은 사실 사진가 본인의 얼굴이기도하다.

상처와 좌절 끝에 어렵게 발견한 자신의 또 다른 흔적으로서의 얼굴인 것이다. 그러니 가볍게 망각의 지대로 되돌려 보낼 수 없었을 것이고, 하여 사진 속으로 도망치게 한 것이다. 그 얼굴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처음에는 애써 외면하려다, 사진가의 세세한 감성의 돌기들에 붙잡혔다. 이 사진의 위력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태엽에 감겨 생각 없이 돌아가는 시계바늘’ 소리가 점점 커지는 시점, 시간을 지배하지 못하는 유한한 생에의 형식이 사진 속 그림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사진가와 대상의 공감의 그늘도 함께 짙어진다.

관객은 이 사진에서 쓰여 지지 않은 그들의 사적 네러티브를 추측해가며 볼 뿐이다. 사진의 몸을 빌려 다시 회복한 이 얼굴들이 얘기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삶-시간-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고단한 사진이미지를 통해 정병윤은 말할 수 없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고 있다.

정병윤 작업노트 中

의지할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이 홀로 힘든 삶을 마감하며 잠시 쉬어가는 고갯길,
83명의 행려병자,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들의 마지막 쉼터


이곳 경기도 시흥 베다니 마을 쉼터의 이야기입니다.


홀로 남겨진 외로움보다 가슴 저민 버려진 사람들의 마지막 쉼터.
그 인생 마지막 고갯길을 버려짐도, 아픔도 없는 타다 남은 작은 불씨처럼
당신들이 살다 간 이 세상도 살만한 곳이었음을.


작은 희망과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 岾(재;고개)를 넘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마감합니다.

정병윤 작가는 꿈꽃팩토리 소속으로 지난 2012년 온빛사진상 후보 10인에 노미네이트되었었다. DMZ와 한국의 미에 대한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2013년 현재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Baby Box'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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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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