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오후 6시 30분 인사동 경인갤러리에서는 제 3회 리얼다큐사진가회(회장 원춘호) "다큐의 틀"전이 열렸다. 이날 한국사진작가협회 이평수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각 지부장들 그리고 사진의 원로작가들과 사진인들이 모여 이 날의 전시를 축하해 주었다.

리얼다큐사진가회 원춘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2007년도에 적은 인원으로 시작되었던 우리 사진가회가 16명으로 늘어나면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고 말하고 이번 전시에 13명이 5점씩 작품을 출품하였으며 한 분, 한분이 모두 대작을 하는 분들이라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인사말

한국을 대표하는 열혈 사진작가들의 모임을 표방하며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가 세번째 전시회를 엽니다. 2007년의 첫 출발은 소박했지만 7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그 어느 모임보다도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모임으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척박했던 초창기 시절 지금의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위상에 탄탄한 디딤돌을 놓아준 고원재 초대회장을 비롯하여 그동안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작품으로 보여준 회원 한분 한분의 정열이 모여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라는 좋은 사진가 집단이 탄생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3년에도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회원들은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16명의 회원분들중 2013년에 개인전을 한 작가만해도 6명이나 됩니다. ( 4월 임병훈 ‘아름다운 날개’, 고원재 ‘천년의 내밀한 기억’, 6월 양태성 ‘절대감속’, 9월 임성규 ‘사유의 표상’, 은효진 ‘세계 성모발현지를 찾아서’, 11월 최옥임 ‘상생&공존’ ) 그리고 제가 기획을 하고 수 많은 언론매체에 보도 되었던 ‘서울, 서울,서울’展과 2013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사진 꽃 피다’展도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회원분들의 열정적인 지원에 자신감을 얻고 성공리에 추진되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다가오는 2014년에는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의 우수성을 공고히 하는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공표는 안했지만 해외전시프로젝트를 비롯하여 게릴라성 국내전시회도 줄줄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를 이끄는 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새로운 해에
더 밝게 빛날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의 청사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VIEWPOINT ‘다큐의 틀’전은 개성 강한 색감을 뿜어내는 13명의 작가들이 ‘사람’을 주제로 1년여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친 사람향기나는 다큐멘터리 시선전입니다. 참여작가들은 각자의 개성을 5컷의 틀(프레임)에 담아 수 많은 담론들을 생성하며 진솔한 삶의 절제된 시각언어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업은 작가의 영역이지만 느낌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전시장을 나가면서 작은 느낌표 하나 던질 수 만 있다면 더 없는 행복으로 알겠습니다. 소중히 준비한 사진전 행복하게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회장 원춘호

정태만 리얼다큐 사진작가는 1년 동안 숱하게 여러곳을 다니면서 얻은 결정체라고 말하면서 책에 빠져 책에 매료되어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고 지속적으로 이 작업을 계속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 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사진방송 김가중 사장을 비롯한 많은 사진방송 기자들이 참석해 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고원재

마곡은 강서구 마곡동 308번지 일대에 있던
마을로, 삼을 많이 심었기 때문에
지명이 유래되었다 한다.

이 사진들은 마곡에서 11년 동안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일산으로 이사갈 무렵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틈틈이 담아놓은 마곡의 기록물이다.

강산이 한 번 변한다는 세월속에
제2의 고향처럼 지내왔던 마곡이기에
남다른 애정을 느끼며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서울속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몇 안되는 곳이었던 마곡.

세월이 지나
사진으로 나마 반추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게 되어
아쉽지만 행복하다.

권오형

어버이로서
세상살이의 가장 큰 기쁨이
자식을 낳고 기르는 행복감이
아닐까 한다.

수 많은 힘겨움과 난관을 극복해
가며 고행하듯 살아야하는 삶.

아이들의 웃음으로 희망을 삼고
묵묵히 견디었던 지난 세월이 떠오른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열매는 사랑하는 가족이고
아이들임을 생각하며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껴본다.

사랑과 보살핌으로 보듬어야 할
열매들...

김동남

묵묵히 경제대국에 초석이 되는
산업역군 마이스터.

초정밀 제품인 항공기 부품, 산업기계용
부품등을 가공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자랑하는
기능장들이다.

보기 좋고 편한 사무직만을 선호하는
사회분위기에 요즘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직종이지만 현장의 마이스터들은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한 자리에서 묵묵히 오랜 세월을 투자하며
땀과 정열을 쏟아부으면
모든 분야의 마이스터가 된다.

어쩜 우린 모두 그 무엇의 마이스터들이
아닐까 한다.

김학순

일출이 아름다운 강양항.

그곳에 갓잡아온 멸치를 털어내고 삶아내며
힘겨운 작업을 하는 어민들의 숭고한
삶의 모습을 본다.

덕지덕지 엉겨붙은 부유물들속에서도
힘겨운 내색없이 웃음으로 토해내는
그들을 보노라면 진한 땀속에 배인
노동의 의미를 새삼 재조명하게 된다.

나호숙

티벳귀족들의 말묘기 행사.

티벳의 유목민들은
일년에 한번 한자리에 모여 운동회 같은
대규모의 행사를 개최한다.

가족과 마을주민들이 모두 모여
양을 잡고 잔치를 벌이며 친목을 다지는
지역 동동체 성격이 강한 잔치가 펼쳐진다.

초원을 달리며 생활하는 유목민족의
특성에 걸맞게 말위에서 펼치는 묘기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풍요롭지는 않지만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축제.

이날 만큼은 유목민 모두의 얼굴에
행복감이 넘친다.

양태성

사진계에서는 양칼이라고 불리는 나.

연신내 먹자골목에 ‘유진참치’란 간판을
내걸고 장사한지 11년이 되었다.

수 많은 시간동안 연신내 상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떠나고를
반복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지만 정 하나만은
세계 최고이다.

7년된 북경양꼬치 김해산 사장님,
섬마을 횟집을 하다가 자갈치야시장을
형과 같이 운영하는 모성신사장님,
대패삼겹살과 닭한마리 사업을 하다가 업종을
꼼장어로 변경해서 성공한 엄가네 꼼장어의
엄영진 사장님,


구수한 전라도 영광출신으로 윗쪽 골목에서
횟집을 하다가 옮긴 12년된 베테랑 포함물회의
은갑진 사장님,
그리고 내가 운영하는 유진참치의 15년 요리
경력의 김지태부장.

사진촬영을 어색해하며 반 강제(^^)로
촬영했지만 각자의 삶속엔 삶을 헤치며
얻어진 진솔한 꿈들이 담겨져 있다.

원춘호

낡음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낡은 간판과 페인트 칠이 벗겨진 출입문,
오래되어 갈라터진 틈을 비집고 나오는
노란스폰지 위에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인
이발의자, 타일로 아무렇게나 붙였지만
정감이 가는 세면대.....

4평 남짓한 공간은 추억들로
넘쳐난다.

“윗머리 깎는 기술은 내가 세계 제일이야!”
애지중지 아끼는 136년된 독일제 면도칼을
설명하는 이남열 이발사의 눈엔 행복감이
가득하다.

1927년부터 3대에 걸쳐 85년간 운영해온
이발소. 골짜기의 복숭아 밭이었던 이곳이
세월의 흐름에 밀려 이젠 주위에서 가장 높은
하늘아래 언덕위의 첫 이발소가 되었다.

하루에 10명 남짓 불과한 손님들과
세상사는 얘기를 하며 사는것이 행복하다는
이남열 이발사. 이발명장을 꿈꾸는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이다.

은효진

지금부터 12년전인 2002년 신림동 난곡마을.

난곡(蘭谷), 난초의 골짜기.
서울 도심 판자촌 철거 정책에 떠밀려온
사람들이 실개천 흐르는 이 난곡에 마을을
이룬 것이 1967년.

그 뒤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 중 하나가 됐다.
교통 불편한 건 더 말할 것 없고, 위생과도
안락과도 거리가 먼 주거환경.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이 된 지금,
터를 잡고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채 철거되지
않은 집에 살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하진 않았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던 시절.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재개발의 논리에 밀려
이리저리 등 떠밀리면서 정은 메말라가고
사람냄새는 점차 사라져만 간다.

이종걸

얼어붙은 땅.

같은 민족이지만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멀리서 볼 수 밖에 없는 이데올로기가 낳은
아픔의 반쪽이다.

경직된 사회분위기가 긴장을 유발하지만
반갑게 맞이하는 웃음뒤에 한 민족의 따사로움
이 있다.

언제 우리 만나 크게 한번 웃어볼 그 날이
올까?

우린 한 민족 아니던가!

임병훈

방짜 곧 방자유기는 놋쇠를 녹여 바둑알 같이
둥글 넙적하게 만든 쇳덩이인 바대기를
여섯명의 장인이 한 조가 되어,
불에 달구어 가면서 두들겨 그릇, 악기 등을
만드는 유기 제작의 독특한 기법이다.

방짜는 독성이 없으므로 식기의 재료로 널리
애용 되어 왔으며,
특히 울림소리가 필수인 징이나 꽹과리 같은
악기 제작은 두들겨 만드는 전통적인
방자유기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김문익 선생은 구리와 주석의 일반 비율이
78:22임에도 72:28로 주석의 비율을 높여
고품질의 방자유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 사용된 바라와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악기를 직접 제작한
방자유기의 장인이다.

임성규

경남 통영시 중앙동 복잡한 1-1번지.
통영중앙시장입구에 사십여년동안 농어민이
필요한 철물(호미,칼,농기구,해녀 잠수기구,
해상기구)들을 만들어 왔다.

10평 남짓 좁은 점포겸 공작소에 매일
자전거로 출근을 한다. 갈탄으로 불피우고
풍로를 돌려 쇠를 불에 달구어 식을 세라 바로
요리조리 모양을 만들며 망치로 두드린다.

명성이 자자해 인근에서는 물론 심지어 거제
에서까지 제품을 사러오는 고객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싼 제품들이 많이 들어
와 경쟁이 떨어지고 요즘 유행하는 충무꿀빵
에 밀려 정든 충무공작소를 비워주게 되었다.

2013년 6월초 통영 뒷골목으로 7평정도의
자그마한 삼성공작소란 간판을 걸고 다시
시작했다.

일흔이 넘게 홀로 작업에 몰두하는 이평갑
명장의 직업정신은 고객과 약속이고 사명감
이었다고 생각한다.

정태만

낡음이 그리운 세상이 되었다.

헌책방도 대형화되는 세상.
작음보다 큼에 익숙해지고
쏠림현상도 더해만간다.

작은 책방에 애정이 가는건
세상에 대한 반감이
아닌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손에서 넘겨지고
묻은 손때만큼
역할을 다했을 헌 책.

오늘도 새로운 주인을 맞을
설레임으로 책은 행복하다.

최옥임

내가 기억하고 있는
60~70년대와 흡사한 모습을 현실과
동 떨어진 것만 같아 보이지만 어딘가
어느 곳에 공존하고 있다.

도원역 근처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생각의 편린들이 어른거린다.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좀 더 커 학교에 다닐 적엔 친구들과 걸었던
시장의 친근한 옛 모습 그대로인
길거리 과일가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방가게,
세탁소, 사진관, 이발소 미장원, 여인숙,
골목골목마다 보이는 것은
옛 그대로의 모습 아련히 떠오르는
그 시절로 되돌아가있는 것만 같은 골목길을
누비며 카메라 앵글에 한컷 한컷
시간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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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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