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색과 선으로 이룬 도시 풍경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그림은 색채와 선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색채간의 상호작용이 그림의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서양미술사에서 그림이 색채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이는 세잔이었다.세잔 이전에는 아무도 회화가 색채의 문제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지는 않았다. 릴케에 의하면 그는 색채의 내용물로 대상을 응축 표현함으로써, 색채를 뛰어넘는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낸 이다. 이종태의 연작은 묵직하고 간결한 선과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몇 가지 색으로 함축된 화면을 보여준다.그림
남기희 작가, '유위(有爲)가 없는 무하유(無何有)의 경지'외형적 미니멀 아트에서 내형적 삶의 의미를 복합시킨 리얼리티박명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예술가는 보다 높은 가치실현을 지향하고 변화해가는 역동적인 현상에 민감하게 대처하면서 창조적 산출활동을 추구한다. 과거에 미니멀 아트가 입체에 나타나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표현의 주관성을 억제하면서 회화적으로 나타내는 요소를 압축시켜 예술은 예술이라는 토톨로지(tautoilogy)로 유럽 등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뒤샹의 기제품의 오브제, 라인하트의 모노크롬의 회화를 문제 삼아 의
도발적인 그러나 아름다운 이왈종의 춘화첩김종근 ( 미술평론가)인간이 인간답게 되고자 하는 과정에 있었던 미술의 여명기에 이 뒤엉켜 있다고 지적한 사람은 영국의 미술사학자 루이스 스미스이다 .이처럼 인간에게는 종족 번식을 목적으로 하는 신성한 것으로의 섹스와 동시에 그것을 향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충족에 관한 것이 교차 되어 있다는 것이다.섹스가 종족 번식을 목적으로 하든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든, 그 과정이 섹스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성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화두이다 .예술가들
'이방인의 눈_여행의 흔적' 김용환 작품에서이홍원 미술평론(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학예실장, 철학박사)누구나 현실의 일상을 내려놓고 발을 내딛는 순간, 눈에 보이는 모든 일상이 그림이나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나’라는 주체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나’를 객체로 인식하면서 일상은 낯선 풍경이 되는 것이다.그리고 내가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내려오는 그 순간 나는 주인공에서 관객이 된다. 늘 그렇게 있었던 건물과 길들, 상점과 거리의 풍경들은 무대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사회에서 하나의 도구로
이미지의 배반, 생각하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김종근 (미술평론가)“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조그만 현실을 다르게 보아도 현실은 신비롭게 다가올 수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주장이다. 좀처럼 보기 드문 그의 걸작들, 적당히 잘 그려 놓은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그림 밑에 써놓은 이 문구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기묘한 논리로 설명하는 마그리트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양복 입은 사내와 중절모, 그리고 파이프로 상징되는 마그리트는 1898년 벨기에의 가장 프랑스적인 지역 르시네에서
용, Fly on the Mars - 실존과 초월의 다천 일획론一劃論 이동국/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다천 김종원의 예술은 언어(言語)의 원점회귀다. 그림의 원형을 서(書)에서 찾아낸다. 글의 의미를 문자 본래의 주술성(呪術性)에 버무려 서적(書的) 필획(筆劃)언어로 재해석해내고 있는 것이다.“생각의 선(線) 긋기, 이를 서(書)라고 부르자. 서(書)는 문자(文字)이전의 문제다. 문자의 선긋기, 이를 획(劃)이라고 부르자.”보통 서(書)는 문자이후의 문제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천은 정반대로 뒤집어 그 이전임을 직관(直觀)해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공간과 풍경김종근 (미술평론가)데이비드 호크니만큼 풍경을 다양하게 미술 작품 속에 탁월하게 활용한 작가는 없다.언제나 ‘공간과 풍경’이라는 주제 안에서, 장르별로는 회화, 콜라주 사진, 설치 등을 포함하고 있는 호크니는 한 작가가 어떻게 ‘풍경’을 인지하고 그것을 화면이라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가에 대한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서 최고의 주목을 받았다.영국 북부 요오크셔에서 태어난 그는 초기 만화영화와 원시미술, 추상표현주의 그리고 피카소의 영향을 받았다.일찍이 60년대에 미국
창작은 한 예술가가 선택한 지극히 이기적인 삶인 동시에 평생을 지고 갈 천형(天刑)이다. 그것이 미술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작가 개인의 이름으로 세계를 대면하는 기쁨과 창작의 즐거움을 얻는 대신, 그것을 뒤따르는 창작의 고통을 홀로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술가에게 창작의 결과는 즉각적인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도권 내 구성원들의 허울 좋은 호평 뒤에 숨어 있는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에 맞서 날마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결연히 일어서야만 하기 때문이다. 김미영의 개인전이 제시하는 ‘반영
인간의 벌거벗은 모습을 그리려한 루시안 프로이드김종근(미술평론가)파리의 퐁피두 미술관에서 본 영국의 인물화가 루시앙 프로이드의 회고전은 인상 깊었다. 전시의 시작은 작가의 아뜰리에 내부의 모습을 그린 실내화와 작업실 창으로 내다보이는 공장 지대, 창고, 건물 내부의 작은 정원 등 루시앙 프로이드가 보여주는 런던 풍경, 자연에 대한 작품들로 시작된다.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인 루시앙 프로이드는 1922년 베를린에서 태어나 열 세살에 나치의 인종차별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하여 영국으로 귀화한 대표적인 영국의 위대한 사실주의의
의지로부터 해방된 무욕(無慾)의 순간소훈(蘇勳)의 작품세계 -신현식/철학박사/미학미술사우리의 모든 사유와 행위가 전통이나 그 시대의 흐름에 맞닿아 있을 때에 우리는 우리 삶의 정체성(正體性)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액면 그대로의 복귀나 정체(停滯)가 아니라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변화와 더불어 사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삶의 태도가 안정감과 평온함을 보장해 주며 예측 가능한 연속성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그러나 예술가는 편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에게 변화는 곧 생명이다. 예술가는 결국 일상이라는 단순성으로부
오키프가 꽃을 오랫동안 그의 회화에 중요한 모티브로 삼은 것처럼 김경자 역시 꽃을 아주 중요한 대상으로 다루어 왔다. 그리고 그 시간도 20여년을 헤아린다. 그의 화풍을 되돌아보면 80년대 그는 도시와 자연의 풍경을 거친 붓질로 표현주의 성향이 강한 작품을 선보였다. 동시에 일상적인 정물로서의 꽃들의 모습도 간간이 보여주었다.여기서 우리가 주목 할 것은 이 때 부터 작가는 꽃이라는 대상의 사실적 형태나 색채 보다 꽃의 조형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90년대 들어 그의 테마는 약간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기존의 풍경과 정물을 담아내면서 더
자연적인 삶과 종교적인 신념을 이상화한 인물글 신항섭(미술평론가)모든 예술은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형식은 눈으로 인지되는 형태적인 면 즉 조형성을 뜻하고, 내용은 형식 속에 담긴 사상 철학 이념 따위를 말한다. 예술에는 이 두 가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형식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내용이 빈약하면 예술적인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내용이 풍부하더라도 독자적인 형식미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보잘 것 없게 된다. 이상적인 것은 두 가지 예술적인 가치가 등가를 이루는 지점이다. 김왕현의 조각도 이와 같은 요구에 예
장준구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미술사학 박사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非可視的 세계의 가시화可視化 혹은 작가 내면의 은유적 형상화. 바로 이혜양의 그림을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간 작가는 한국화의 채색 안료인 분채를 활용하여 이러한 구체화하기 어려운 대상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다채로운 채색과 미묘한 형상이 결합된 화면은 환상적인 시각성을 선사한다. 매력적인 형태와 색으로 가득 찬 화폭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끌지만, 곧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현재 작업의 단초는 작가 스스로의 버티기 힘든
기계로 조합해서 만든 것이 과연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가?그리고 그것은 과연 얼마나 아름 다울 수 있는가?하나의 고철 덩어리들이 모여 움직이고 또한 거기에 조형미를 부여하고 미적인 예술로 가능하게 느끼게 하는 데에 기여한 사람은 누구일까?여기서 우린 퐁피두 센터 옆 분수에서 시원하게 물을 뿜고 돌아가는 한 스위스 출신의 쟝 팅겔리란 작가를 떠올리게 된다.그림 그리는 기계를 만들거나, 메타 메카닉이라는 로보트를 만들어 20세기 현대조각의 혁명가로 불리는 팅겔리. 19세기 말부터 움직이는 기계도 그것의 제작 목적이 비록 예술적 표현을
아담과 하와, 172.5 x 63.3 (1537년) 크라나흐 엘더(Lucas Cranach the Elder, 1472~1553) 는 기업가형 화가로 사업 수완이 능숙했다. 작업장에는 최대 36명의 견습생이 고용하여 5,000점이 넘는 작품이 제작되었다. 그만의 특별한 그림 제작 방식은 빠른 시간에 다양한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작 방법이었다. 부를 축척한 그는 인쇄 회사를 운영했는데 당시에는 귀한 인쇄기도 갖추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텐베르크에 있는 시의회 의원이 되어 배수로 설치로 공적을 인정받은 행정가였다. 그곳
평론 환상적인 색채와 상상력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샤갈은 고향 비테프스크에 대한 그리움과 아내 벨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성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그리면서 더욱 사랑을 많이 받았다.그 그림들은 모두가 삶의 구원과 인류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성서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샤갈은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성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위대한 영감의 원천이다. 나는 사람들이 이 그림들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영적 깨달음과 종교적인 감정과 인
한국은 비엔날레 왕국, 그 실상은?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올 가을 9월과 11월 사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가 11개나 된다. 비엔날레는 2년에 한번 씩 열리는 국제미술전람회를 뜻하는데 작년 짝수년에 열리는 몇 개가 코로나로 연기되어 합쳐져 늘어난 것이다. 이번에 는 목포와 진도를 중심으로 ‘오채찬란 모노크롬’란 부제로 수묵화, 서양화, 공예, 미디어, 천연연색까지 다양한 장르로 확산하여 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을 내세웠다. 그러나 2회인데 수묵이란 정체성이 모호해진 현대미술 전시로 바뀌었다.
순수한 영혼의 색채가 빚어놓은 마음속 풍경 김종근 (미술평론가)여기 70대 중반을 앞둔 한 사람의 중년 여배우가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그녀는 1968년 가을, 화가 보다는 운명처럼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그때 그녀에게 미술을 가르친 선생님은 다름 아닌 전 서울대 교수이자 조각가인 최종태 작가였다.그녀는 오랜 시간을 배우로서 살았지만 그림을 버릴 수도, 놓을 수도 없었다. 바쁜 가운데서 쉬지 않고 열심히 배우 생활을 병행하며 붓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1990년 드라마 작
당신도 전후연처럼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나요?김 종 근 / 미술평론가색채는 바로 사랑이며, 우리 인생에서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이라고 마지막까지 믿었던 화가. 영혼의 빛깔을 환상적인 색채로 끝없이 화폭에 펼쳐냈던 진정 유희적인 화가 그가 바로 마르크 샤갈이다. 전후연 작가의 모든 작품을 보면서 나는 비로소 작가가 헤어지면서 던진 마지막 한마디 “나의 종교는 사랑”이라고 말한 진정한 뜻을 이해했다.[ 사랑 ]100여 점에 달하는 그의 전 작품에는 모두 한결같이 소년이 소녀를 포옹하거나, 꽃을 껴안고 향기를 맡는 한 소년이
화양연화(花樣年華)or ‘Carpe Diem’홍가이 (Ph.D. 예술철학)“Things release their inherent ‘poetry’ when they’re considered in their spatial isolation.”(사물은 공간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살펴 볼 때 자기 안에 내재된 시를 드러낸다.)-Ralph Waldo Emerson사진가 박상훈이 화양연화라는 타이틀로11년 간의 긴 침묵을 깨고 신작을 선보인다. 필자는 과거에 그가 이루어낸 사진 예술가로서의 성취에 걸 맞는 무엇,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