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958, 반대2, 기권3, 무효 1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기집권의 길을 터준 개헌안이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대) 제3차 회의에서 통과됐다. 찬성률 99.8%, 과거 북한의 100% 투표에 100% 찬성을 떠 올리게 하는 이런 황당한 찬성률이야말로 아직도 중국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사회로 가려면 멀었다는 점을 웅변한다. 표결이 진행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26개국의 투표함이 설치됐다. 그러나 가림막이 쳐진 비밀 기표소는 없었다. 전국인대 대표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투표용지에 찬반을 표기한 뒤 순서에 따라 걸어 나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첫 해인 2012년 7월 6일이다. 북한판 소녀시대로 불리는 모란봉악단 밴드의 시범공연이 열린 평양만수대예술극장에서 리설주는 김정은 위원장의 옆자리에 앉아 공연을 지켜봤다.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무대도 그랬지만 이 정체 모를 여성에 대해서도 전 세계의 관점이 쏠렸다. 리설주는 이틀 뒤인 7월 8일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7월 15일 청철거리 경사유치원 방문에 잇따라 동행했다. 이어 북한 매체들이 7월 25일 김정은의 능라인민유원지
최저임금 인상 흔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저임금 7530원이 시행된 시점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제대로 지금하지 않으려는 편법과 꼼수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재단적립금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연세대, 고려대, 홍익대 등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경비원과 청소노동자를 단시간 계약직으로 교체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아프트에선 경비원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구당 부담이 월 3750원에 불과한데도 94명 전원을 해고했다. 사업주의 탈법, 위법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거나 식대, 교통비를 삭감해 임금총액을 전년과
“수염에 고드름 달린 저 아저씨는 왜 태극기를 달았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경기를 TV로 지켜보던 아이가 물었다. 아무리 봐도 서양 사람인데 모자와 팔에 태극기를 붙인 게 이상한 모양이었다.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키모페이 랍신은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이다. 8년간 러시아 국가대표로 지냈다. 그는 2년 전 한국의 특별 귀화 제의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여름 월정사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라는 뜻이 담긴 ‘일신’이란 불교식 이름까지 받았다. 루지 여자 싱글에 나선 아일린 프리쉐도 2년 전 한국인이 됐다. 독일 출신인 그는 “한국의 분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아 353일 만에 석방됐다. 전직 삼성 임원 4명도 모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앞서 1심은 최순실 측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 등에 대해 개별적이고 구체적 청탁은 없었다면 서도 묵시적 청탁은 있었다는 이유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에 관해 이심전심으로 ‘마음속 청탁’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판사가 증거가 아니라 다른 사람 마음
3시간 21분만의 혈투 후 조코비치가 정현의 가슴과 어깨를 두드렸다. 경기 전 후 선수 간 인사는 테니스의 오랜 관습, 하지만 패자가 미소를 띤 채 승자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온 모습은 조금 특별했다. 바로 작년 혈투를 벌인 선수들이라기보다 마치 스승과 제자 같은 모습이었다. 정현은 “조코비치가 다음 경기도 잘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회전은 테니스가 왜 아름다운 스포츠인지를 보여주었다. 일진일퇴의 경기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진정성과 아량이 담긴 인사가 더 눈길을 끌었다. 정현은 승
정부가 공공기관 275개 지방공공기관 659개, 공직유관단체 256개 등 1190개 기관 가운데 940개 기관 단체에서 4788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가운데 83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 등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장 8명은 즉시 해임하기로 했다. 채용비리는 암세포처럼 퍼져 있었다. 감사원 감사나 자체 감사가 있었던 공공기관을 제외하고도 79.5%가 즉 5곳 중 4곳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 이정도 비율이면 되레 공정하게 신입사원을 뽑은 기관에 상을 줘야 할 판이다. 채용비리 과정에서는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 수렵 70주년, 1948년 제정한 헌법에 따라 탄생한 대한민국은 그 역사에 위대한 성취의 70년을 보탰다. 광복 직후 혼란 끝에 한반도 남쪽과 북쪽에 각각 수립된 정부 동족상잔의 전쟁, 외환위기 같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도약했다. 산업화에 이은 민주화롤 세계의 모범국가가 됐다. 그렇게 지켜온 나라 앞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먼 옛날 수렵채취인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죽이려고 했다 먹을 게 부족한 상황에서는 타인을 적으로 간주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우리 삶이 바로 수렵채취시대를 닮았다. 사회의 주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제천 동명초등학교 3학년 강나연, 5학년 김문주입니다. 얼마 전 기부 포비아라고 적힌 기사를 봤습니다. 지금은 기부 포비아가 아니라 기부폭염이 와야 합니다. 기부폭염이 오려면 시작을 해야 되니 하나하나 사랑과 관심을 선물해 드리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삐뚤삐뚤한 글씨의 손 편지가 도착했다. 충북 초등생 2명이 과학전람회에서 수상해 받은 장학금 40만원과 함께 보내온 것, 어린이들은 “기부금이 슬프거나 불편한 이웃에게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부 포비아와 운율을 맞춘 기부폭염이라는 단어가
연 초부터 난데없이 도널드 드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논란이다. “핵 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는 김정은 선언사에 “내 핵단추는 더 크고 강력하며 실제로 작동 가능하다.”고 쓴 트위터 글이 발단이었다. 여기에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에서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 기름을 부었다. 울프는 트럼프 정부의 설계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측근들조차 그를 모자란 사람으로 여긴다고 폭로했다. “배넌이 정신을 잃었다.”고 분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성공한 사업가, TV 스타, 그리고 미국대통
지난해 12월 마지막 임시국회가 반환점을 돌아 여전히 개점휴업 했다. 전반부는 각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마치 경쟁이나 하듯 해외로 떠나는 바람에 국회가 텅텅 비었다. 개의 정족수가 모자라 뒤에도 국회 상황은 발반 달라지지 않았다. 임시국회가 13개 상임위 중 정상적으로 법안소위 일정이 잡힌 곳은 정부위·보건복지위·국토해양위 세 곳에 불과하다. 정기국회에서 미처 못 다룬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부리나케 임시국회를 소집한 취지가 무색하다. 20대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은 무려 7285건에 달한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
57, 닭도 있고 59, 돼지도 있는데 사람들은 유독 58, 개띠를 얘기했다. 1958년은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로 비로소 6·25 전 수준을 회복한 해다. 전쟁의 굶주림과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내일을 생각할 겨를을 맞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그렇다 해도 숫자로 보면 59년생이 78만 8910명, 60년생이 80만 8684명으로 58년생 75만 910명보다 많다. 58년생이 입에 오르내린 건 그들이 베이비붐의 중앙에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나름의 어떤 시대적 역할을 수행해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히 “개띠”였기 때
출퇴근길 오가는 지하철역 앞에 장사 잘되는 커피점이 하나 있다. 카운터에 걸려 있는 문구가 재미있다. “반말로 주문하시면 반말로 받습니다.” 젊은이가 주인이고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가게지만 손님 중에 말버릇 안 좋은 이가 꽤 있는 모양이다. 말이란 게 이렇다. 대등해야 할 관계에서 한쪽이 힘을 과시하듯 반말을 하면 맞받아치는 게 인지상정이다. 특히 권력자가 많이 있는 국회에서 반말을 들어싼 시비가 잦았다. 어떤 국회의원은 장관을 향해 “그게 상식에 맞는 얘기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가야?”라며 면박을 줬다. 어떤 국회의원은 또
택스 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실적을 올려야 하는 세무서직원을 빼고는 없다. 세무서 직원조차도 쇼핑객이 되면 텍스 프리를 찾는다. 돈은 속성상 돈을 숨길 수 있는 곳이나 세금이 적은 곳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카르브해의 케이맨 제도에는 법인세가 없다. 인구 5만여 명의 이 작은 섬나라는 법인이 실재하는지 서류상의 페이퍼컴퍼니인지는 관심이 없다. 법인 등록세와 매년 등록을 갱신하는 요금만 받고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 뤼트도이체차이통의 탐사저널리스트와 바스티만 오베르마이어는 지난해 어느 날 신원 미상의 인물로부터
바다낚시 여행객 22명을 실은 낚싯배가 인천 영흥도 인근 해안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15명이 사망했다. 낚싯배는 더 큰 급유선과 충돌했다고 한다. 신고가 들어온지 33분 후 해경 선박이 도착했지만 물살이 빠르고 겨울철 낮은 수온으로 희생자가 많았다. 사고가 나자 해경은 “승객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정원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출항 당시 날씨는 문제없었다.”고 했다. 규정을 어긴 것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파악되지 못한 안전 시스템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작은 틈이 참사로 이어지곤 한다. 레저
1962년 8월 17일 동독의 18살 청년 페터 페히터가 베를린 장벽을 넘어 탈출을 시도했다. 페히터는 장벽 인근의 목공소 건물 속에 숨어 있다가 창문을 통해 죽음의 띠(동독이 만들어 놓은 무인지대)로 뛰어 내렸다. 페히터가 ‘죽음의 띠’ 구역을 가로질러 청조망이 설치된 2m 벽을 넘어설 찰나였다. 뒤늦게 알아차린 동독 경비병들이 마구 총을 쏘아댔다. 페히터는 그만 마지막 순간 엉덩이에 총을 맞고 말았다. 서베를린 국민들은 탈출 장면을 목격하고 있었다. 페히터는 동독의 ‘죽음의 띠’ 구역으로 떨어져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그
우리 집 가운은 ‘SKSK’였다. ‘SKSK’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전교 1등 하던 남매가 고교를 자퇴한 이후 엄마의 솔직한 고백을 담은 책, 엄마 반성문의 저자 이유진씨 얘기다. 이 씨는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다. “그 학원 얼마짜리인 줄 알아? 너희가 하는 일이 뭐가 있어. 밥을 하래, 빨래를 하래. 그런데 뭐 하느라 학원을 늦어?” 그런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전교 1등에 임원까지 도맡았던 모범생 남매는 1년 6개월간 방 안에 틀어박혀 게임만 했다. 엄마는 그 기간 세 번 교통사고를 당하고 세 번 교통사고를 냈다. 자랑
한국과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양국 관계를 조속히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했고, 모든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천명했다. 양국은 사드 포대를 배치한 현 상황을 유지하는 선에서 사드문제를 봉합하기로 한 것이다. 사드의 입장이 다른 점을 인정하되, 그 문제로 갈등하기보다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이른바 ‘구동존이’ 전략이다. 미사일 방어(MD)체
“대한민국 치킨집, 36.000개, 퇴직 후 치킨집 창업에 뛰어들었다···.” 회제가 된 모바일 게임은 이런 멘트로 시작된다. 은퇴 후 창업 시뮬레이션 전략을 잘 세워 매출을 올려야 생존한다. 그러나 한 달 임차료 내기도 버겁다. 인터넷엔 ‘대출금 갚다 파산했다.’는 게임 사용자들 후기가 잇따른다. 대끝치(대기업의 끝은 치킨 집)가 유행어인 세상이다. 현실만큼 게임 속에서도 치킨집 주인은 고달프다. 정부가 공공기관 이력서에서 사진 란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외모로 불이익 받지 않게 하려는 ‘블라인드 채용’이었다. 여기에 사진사들이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 상’이라는 게 있다. 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글 솜씨를 발휘한 저자에게 주는 상이다. 1993년 미국 록펠러대학이 제정했다. 역대 수상자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네 명이나 됐다. 아인슈타인도 글을 잘 썼다. 우연이 아니다. 생각을 체계적, 합리적,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은 무엇을 하든 필수다. 미국 의대 시험에서도 에세이를 중시하는 이유다. 그리스, 로마시대 부 서구 고등교육의 근간은 수사학이다. 글로든 말로든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방송을 보면 길 가는 아무한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