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소장품이야기] 54 '전속과 전속계약'나는 갤러리를 시작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터 작가와 함께 일하게 되며 전속이란 용어를 듣고 또 사용하게 되었다.그리고 사람들에게 정말 많이 듣는 말이 '계약서는 썼어요?' 이다. 내 대답이 '아니요 ~!!' 라고 말하면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진다.우리 갤러리의 작가는 전속계약이 없어도 누구나 전속인줄 알고 있는 관계들이다.그렇게 모든작가 관계가 형성된 그날부터 지금까지 길게는 20년 짧게는 10년 이상씩을 함께 하고 있다.과연 전속과 전속 계약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차피 관계가
[박명인 미학산책] 개념과 법칙Ⅰ직관적 인식의 분석이 직관적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계기가 결코 독립적으로 자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제반 계기 사이에는 하나의 논점에 대하여 반론을 예상하고 주장하는 의견ㆍ학설이 구체적인 전체로 특정한 면이나 일정한 내용을 추출하는 독특한 관계가 있어서 직관적 현실의 형식도 본질적으로는 고립된 것만 떼어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특정한 개별적인 지점과 순간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것도 결코 단순히 얽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적 내용의 총체를 지시하여 다양한 경험과 결부되면서
-폐허의 노래, 신전의 민들레- 수 천년의 발자국을 담아내던신전(神殿) 아래노란 민들레 꽃홀씨는 날아들어 옛 왕국 자리에서 자란다문화를 꽃피운 고대 페르가몬아크로폴리스 언덕에 펼쳐지는 호수비탈진 노천극장에 정착했던술의 신은푸른 물굽이 따라 돌아오지 않고로마 오현제의 트라야누스 황제는 이교도를 존중해 단테의 천국에서 유유자적(悠遊自適)무너진 기둥 사이 바람의 길을바라보고 있는가거대한 장서(藏書)와 대제단돋을새김 조각들 그를 의지했던 시민과 공화정위용을 떨치던 로마군단을 생각할까민들레 꽃줄기는이른 봄 다시 피어나는데어느 먼 곳에선가 퇴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과 대상 Ⅷ명제함수의 정식(a)을 사용하고, 개념문제를 포착하는 방법에서 생기는 이론적 대립의 모든 것이 이 대립을 간단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 즉, 한편으로는 감각론적인 사고방식에 있어서는 개념의 기능도, 대상의 기능도, 이 함수에 대입되는 변수의 값에 의해 단순하게 병렬함으로써 포착할 수 있는 믿음이 있다. 거기에서는 b가 마치 그것 자체 하나의 a인 것 같이, 혹은, a1+a2 +a3…와 같은 a가 단순한 총화인 것 같이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의 사고방식은 명제함수에 있어서 결합되고 있는
컬렉터로서 다양성이냐 중요성이냐를 생각하게 한다.다양한 작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것과, 몇 점이라도 마스트피스급의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는것과 어느쪽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문제다.나는 한때 골동품을 수집한 적이 있었는데, 고물상이 되어버린 집을 비우면서 얻은 결론은 "반듯한 달항아리 한점이면 족하다." 였다.그리고 보관이 용이한 동양화 수집을 거쳐 현대미술에 이르면서 또 한번 생각이 바뀌었다. 다양성과 특별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좋다는 기준에 대해, 새롭게 정리하면서 좋은 컬렉터가 되면 작품도 좋은 작품으로 변하게 된다
세상과 나를 향한 창(窓)-박종현 뉴욕사진전을 보고글 : 최연하(사진평론가)한자어 ‘窓(창)’을 살펴본다. ‘穴(구멍 ‘혈穴’)’과 ‘厶(나 ‘아厶’, 아무 ‘모’)’, ‘心(마음 ‘심心’)’이 창(窓)이라는 글자를 형성하고 있다. ‘내 마음의 구멍’이 바로 창(窓)인 셈이다. 한자어 사전은 우리말의 의미를 찾는 내비게이터가 될 때가 있는데, 유심히 ‘창(窓)’을 보며 그 뜻을 새삼 헤아린다. 그리고 박종현 작가의 신작, 이 창으로 불어왔다가 불고 가는 바람의 흔적-사진임을 알아챈다. 구멍을 통해 바람이 들락거리며,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과 대상 Ⅶ헬름홀츠의 지각이론에 있어서, 또한 그의 인식이론의 구축에 있어서 인과기능이 이중의 기능, 근본적으로 둘로 분열된 기능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밝혀진다. 인과기능은 자연의 개념적 파악의 가능성 조건이라고 하는 경험적 관찰의 다양성을 엄밀한 통일을 가진 질서로 통합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경험적 대상의 개념에 다다르는 것도, 인과기능에 의해 처음으로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에 인과적 사고의 형식에 의해 완전히 별도의 길로 밀어 버린다. 즉, 현상의 순수한 연관을 포착하는 것이 아
자연과 역사에 대한 서사 혹은 풍경이경모/미술평론가(예술학박사)“그동안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진실인 양 배워왔다. 좌우 이념에 사로잡혀 왜곡된 역사를 교육받았던 것을 곰곰이 따져보며 진실을 바로 보는 작업을 지속하려고 한다. 이것은 한정된 지역만의 아픈 역사가 아닌 한반도 전체의 역사이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바라본 한반도를 그리려고 한다. 또한 우리의 상처, 치부를 감추는 것이 아닌 다시 열어 잘 봉합하여 공동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미래로 향하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추구한다. 나의 그림이 시대를 넘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심리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증상 외에 또 다른 괴로움을 호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변인들이 함부로 건네는 조언이다. 위로랍시고 무심코 꺼내는 다음과 같은 말들은 오히려 비수가 되어 우울증 환자의 마음을 찌른다.“다 마음먹기 나름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해.” “너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다 견디며 살아.” “힘을 내려고 노력해 봐.” 등.우리는 뭔가 위로를 하고 싶을 때 조언을 하곤 하는데, 조언은 대체로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조언’은 서로의 평등한 관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과 대상 Ⅵ비로소 감각적 세계의 근저에 하나의 이데아적 세계, 즉 의미와 순수이론의 세계가 구축되게 된다. 또한 의미와 순수이론의 형성체를 위해서만 각각의 현상이 경험에 의해 필요한 연관 법칙이 정식화되는 것이다. 이 정식화를 시작으로 인식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대상을 일의적인 질서로 입수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순수지식의 영역으로 돌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지각의 내실을 근저로부터 개조하지 않으면 안되고, 지각의 내실이 참된 의미로 초월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미상의 초월이 존재와의 초월
-마지막 왕자 迷宮에서- 오랜 옛날 문명은에게해 푸른빛으로 열렸을까바다의 신이 한 사람을 왕좌에 앉힐 때무화과나무는 숲을 이루고황소머리 술잔과곡식을 담는 흙항아리 문양 고왔어라천 개가 넘는 침실 크노소스 궁전은깃털 달린 모자마지막 백합왕자 뛰어놀던 곳약속을 깨뜨린 왕과신의 저주로 태어난 미노타우로스(半人半牛),영웅에게 죽임을 당한 미궁이었네 복수는 여기서 끝났어야 했다궁을 만든 匠人조차 아들과 가두어태양 가까이 간 밀랍날개 녹아 추락하고 만이카루스의 날개여가끔 인간의 삶도 迷宮에 갇힌 듯영웅을 구한 저 공주의 실타래를 찾아미로를 헤
카지카와 요시카즈 (Yoshikazu KAJIKAWA)카지카와 요시카즈는 3D기법으로 반입체화를 제작하는 작가이다.작품이 워낙 정밀하고 입체적이라 직접 보지 않으면 이미지로서는 그 디테일을 짐작하기 조차 어렵다. 작업의 시간이 많이 걸려서 년간 12점 제작이 목표라고 한다.다작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기가 차고 코가 막힐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을 지켜보며 함께 해 오고 있으며, 그동안 작업한 작품의 70%는 우리 갤러리에서 소장 중이다. 어느 듯 작가의 나이가 50에 다다랐고 이제 작업을 알려야 할 시기도 되었지만, 작
타당성의 영역에서는 다양한 타당성 계기나 가능성이 단순한 존재의 레벨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복합되어지거나, 상호 포섭하거나 하는 것이다. 대상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대상으로 사고되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 통일체가 기능적 통일체로서 점진적으로 구축된다는 것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이 통일체는 일련의 제규정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며 그러한 제규정이 하나가 되어버리는 일은 없다. 즉, 그것이 얼마간의 개별항목이 되거나, 혹은 그 계열의 최종항목이 되어서 계열을 끝내 버리지도 않는다. 이 통일체야말로 항목에서 항목으로의 진행을 규정하고
미국의 Historical House2. Garden Snakes 가족들 출현Iowa Ave Historical House의 역사 속의 잊지 못할 story! 11월에 그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늦은 가을이며 이른 겨울이었다.앞글에서 언급했지만 이 집의 앞쪽은 New York 스타일의 가든이고 뒷마당은 일본 스타일의 가든인데 토막나무들로 일본 스타일의 밖의 복도를 두 차고에서 뒷문으로 집에 들어가는데 긴 나무토막의 댁크로 연결되어 있어 그 곳를 통과해야 뒷 현관문을 열 수 있어서 Main 현관과 뒷문이 있어 그곳을 통과해야 했다. 학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과 대상 Ⅳ과학은 자신의 수법에 비판적 통찰을 가할 수 있게 되면 과학의 대상과 직관적 지각 또는 직관의 대상과 마찬가지 유사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일체 털어 내게 된다. 과학은 과학의 대상이 직관의 대상에 일관해서 관계되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전자가 결코 후자에 환원될 수 없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한 환원은 모두 과학적 사고가 특수한 작업을 후퇴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세계나 세계연관의 개념적 파악을 소여의 단순한 이중화로 변해버리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차이가 있는 것을 승인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하나
제2의 도약을 도모하는 이노베이션 '장르의 분화보다는 신개념으로 진취적인 활동'朴明仁 '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창립배경〉대한민국 서양미술의 태동(胎動)은 일본으로 유학했던 1세대 미술인들의 선지적 프론티어 정신에서 유추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의 강점기였고, 사회가 피폐한 상태에서 밥벌이도 못하던 환쟁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중세시대에도 머리로 창조하는 시문학은 미학으로 인정해도 손으로 하는 미술은 기능공 취급을 하며 미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천시했다. 이후 17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이 미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51] 내가 화가의 길을 걸었더라면...내가 화가의 길을 걸었더라면 제일먼저 기획실을 차려 컨셉디자인팀을 운영 했을테고, 공장을 차려 생산라인을 구축했을 것이다.영업팀을 만들어 판매처 발굴을 하고, 해외에는 곳곳에 갤러리를 만들고, 브랜드 구축에 투자했을 것이다.내 목표는 데미언허스트를 뛰어넘고, 무라카미 다카시를 뛰어넘어 엔디워홀의 아성에 도전했을것이며 나는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대신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머리만 썼을 것이다.그러고도 나는 내가 화가임을 천명했을 것이다.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과 대상 Ⅲ의식이란 가장 고유한 본질에 비추어 보면 ‘나의 그림자를 뛰어 넘는다’라는 것이라고. 그러나 립스는 이 초기에 객관적ㆍ조직적ㆍ학문적으로 기록한 것을 곧 정정한다. 그는 이런 내용이 단지 메타포적인 성격으로 밖에 지탱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는 것도 의식내용이 무엇인가 대상적인 것을 향하고 있고, 이 대상적인 것을 표출하는 사실은 이 시점에서 립스가 강조한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멀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표시한다는 것은 결코 제의하는 특수한 일례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일한다고 하는 일반적
태고에 이 지구가 생겨나고, 그 세상에 어느 날엔가 인간도 나타났다. 인류가 번성하면서 많은 종교가 생겨났고 많은 성현이 지나갔다. 말씀과 경전 그리고 양서도 차고도 넘친다. 재물도 쌓이고 넘치나 굶주린 자 또한 넘쳐난다.인간은 자비와 사랑, 공정과 평화를 입에 달고 살지만, 세상은 아귀다툼과 전쟁으로 편할 날이 없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몸은 편해진 듯하나 끝없는 탐욕으로 마음의 고통은 늘어만 간다.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고 과학은 최고로 발달했다. 그러나, 미물인 코로나19 바이러스 앞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미국의 대통령도
'자연으로의 초대' 화이트 큐브로 초대하는 전유의 자연미술김성호(Sung-Ho KIM, 미술평론가)그룹 야투(YATOO, 野投)’의 일원이자, 자연미술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고승현의 이번 개인전은 화이트 큐브의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자연과 자연미술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 고승현은 이번 개인전에서 ‘자연으로의 초대’라는 전시명을 내세웠다. 그간의 직접적인 ‘자연으로의 초대’로부터 전환하여 서울 도심의 한 갤러리에서 자연미술을 선보이는 간접적인 ‘자연으로의 초대’를 실행한 셈이다. 고승현은 이번 전시에서 국내외 자연환경에서 퍼포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