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력이 취임한 해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당국자들에게 “집값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했다.이듬해엔 솔선수범 차원에서 서울 홍은동 빌라도 팔았다. 하지만 집값은 대통령 기대와 거꾸로 갔다. 작년 말 경실련은 문 정부 30개월 동안 서울 아프트 값이 32% 급등했고 청와대 참모들 집값도 평균 3억 2.000만원 올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파문이 일자 청와대 노영만 비서실장이 나섰다. 그는 “수도권에 2채 이상 주택을 가진 청와대 고위 공직자는 1채 빼고 나머지는 팔라”고 했다. 비서실장의 명은
정치권에선 수시로 함구령을 내린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이 말 저 말 말고 아예 입을 다물라는 것이다. 인사나 정책 보안을 지키기 위해서도 함구령이 떨어진다. 비공개 의원총회자에서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장면을 몰래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뜻밖에도 지시가 아주 구체적이었다. 언론이 이런 질문을 해올 수 있는데 이렇게 답하라면서 예시 질문과 모범 답안까지 제시했다.그리고 ‘우리가 이런 얘기 한 것도 언론에 절대 얘기해선 안된다.’는 당부까지 덧붙였다. 과거 어떤 당 대표는 함무령을 어긴 의원을 ‘촉새’로 규정했다. ‘나불
북한에도 언어 예정이 있다고 한다. 웃어른에겐존칭어를 쓰고 직장 동료에겐 ‘동무’, 상사에겐 ‘동지’라는 호칭을 붙여야 한다. 얼마 전 김여정이 관장하는 노동당 기관지가 간부 덕목으로 ‘언어 예절’을 강조하기도 했다.일상생활에선 욕을 해도 속담을 비틀거나 우스개를 담는 경우가 많다. “갈비뼈 순서를 혁명적으로 바꿔 놓겠다.” “낮가죽이 소발통(소발굽) 같은X”라는 식이다. 그런데 한-미를 향해선 말 폭탄을 퍼붓는다.한국 전 대통령을 ‘쥐새끼’, ‘박쥐’라고 부른 건 양반이다. 다른 대통령에겐 ‘정치 창녀’, ‘민족 매음부’, ‘애기
현재 세계 최고의 노인대국은 일본이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인구의 28%를 차지한다고 하니 한국의 14.9%에 비하면 근 2배다. 인구 구성이 달라지면 사회 분위기도 변한다. 지난해 10여 년 만에 일본에서 설계된 지인은 “어딜 가나 유니클로 패션이라 놀랐다.”고 했다.‘유니클로 패션’이란 수수하고 실용적인 옷차림을 말한다. 과거 여기저기서 눈에 띄던 호사스러운 멋쟁이들이 사라졌다는 얘기였다. 패션도 노인이 주류가 된 사회에 맞춰 변한다는 것이다.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는 2000년대 이후 일본에서 ‘국난’이라 표현할 정도로
서울 동부지법이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석방했다. 판사는 유씨가 금융위 국장과 과장 시절 업자들에게서 받은 4200만 원이 뇌물이라고 인정하고서도 ‘개인적 친분 관계로 받은 돈’이라며 풀어 준 것이다.법리를 떠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유씨는 업자들에게서 현금과 전세금 항공권, 골프채, 골프텔 숙박비를 받고 오피스텔도 공짜로 썼다. 여러 병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았고 대부분 유 씨가 먼저 요구했다.범죄 혐의를 덮으려고 정권 실세들에게 구명 로비까지 벌였다. 검찰은 ‘탐관오리의 전행’이라
국회에서 기자들이 들어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곳이 본회의장 뒤편의 의원 휴게실이다. 이곳에선 공개된 자리에서 조금 전까지 얼굴 붉히던 여야 의원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맞담배를 피운다.작년 패스트트랙 사태 때도 거친 몸싸움을 벌인 의원들이 의원 휴게실에선 서로 등을 두드렸다고 한다. 의원들은 카메라 앞에선 늘 싸우는 듯 보이지만 뒤돌아서면 서로 ‘형님’, ‘동생’하는 경우가 많다.의원들은 밥그릇 늘리고 제 식구 챙기는 일에서 늘 하나가 된다. 세비 인상, 보좌관 늘리기, 예산 품앗이, 체포동의안 부결 등이다. 의원은 자기 월급을
거대 민주당을 이끌어 갈 새 원내 사령탑에 김태년(4선, 경기 성남수성)의원이 선출됐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로 꼽힌다. 신임 김 원내대표는 21대 당선인(163명)의 과반수(82표)를 획득,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어느 때보다 그의 앞에 놓인 과제가 막중하다. 당장 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을 통해 21대 국회 개원을 이끌어야 한다.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한 추경안 처리,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한국형 뉴딜을 성공시키기 위한 입법지원, 그리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놀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포항의료원에 두 달 넘게 입원 중인 104세 초모 할머니는 국내 최고령 코로나 19 확진 환자다. 최 할머니의 가슴에는 붉은색 카네이션이 곱게 달렸다. 가족들과 만날 수 없어 쓸쓸히 어버이날을 보낼 할머니를 위해 의료진이 달아드렸다.혹시라도 외로움과 상심이 깊어져 최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될까 준비한 것이다. “고맙습니다.” 다행히 최 할머니는 두 손을 모아 인사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전국의 요양병원, 요양 시설에서 오매불망 자식을 보기만을 기다리는 어르신이 많다.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됐음에
아침 일찍 생일 미역국을 끓여줘 고맙다’는 딸의 전화에 싱글벙글했던 아버지, 사수로 함께 일하던 아버지를 눈앞에서 떠나보낸 아들, 중학생 딸을 홀로 키우며 석 달 동안 주말도 없이 일했던 30대 남성 아들 모두가 자신이 흘린 땀의 무게만큼 열심히 살았던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이다.화마가 삼켜버린 이들의 눈물은 세월호의 그것만큼이나 뜨겁고 비통하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센터 화재는 12년 전과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용접 시 튀긴 불꽃이 유증기와 뒤엉켜 폭발적 화재를 불렀고, 센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물 전체도 불길이 치솟
자영업자인 마흔일곱 후배는 민주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찍었다고 했다. 이 정권이 부동산 정책 말고는 잘못한 게 별로 없고 코로나 19 대응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이나 탈원전 같은 실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그는 “보수가 싫은 게 아니라 미래통합당이 싫다”며 세월호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막말하고 그걸 처리 못해 우왕좌왕 하는 걸 보며 ‘저 사람들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번 총선 유권자는 4399만여 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그중 60대 이상 비율이 27.3%로 가
냉전 종식 이후 1991년 10월, 폴랜드의 첫 자유선거에 ‘맥주 애호가당’이 등장했다. 보드카 문화를 안전한 맥주로 바꾸겠다며 당명을 그렇게 붙였는데 하원에서 무려 16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그러다가 기업인들 중심의 ‘큰 맥주’파와 진보 인사들의 ‘작은 맥주파’로 분열됐다.하지만 이런 장난스러운 이름은 정치 결사체의 대의와 거리가 멀었다. 당장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했다.정체성을 상징하는 정당의 명칭은 그만큼 중요하다. 2003년 등장한 ‘열린우리당’ 약칭 우리당의 명칭을 두고 놀란이 일었다. 일상 어휘를 당명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 대부분에서 여전히 마스크는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 대신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는 잘 지키는 편이다. 캐나다에서는 마트에 들어가려면 6피트(1.8m) 간격으로 줄을 서야 한다.마트 안이 덜 붐비도록 일정 간격을 두고 쇼핑객을 입정시킨다. 마스크를 안 쓰지만 다들 라텍스 장갑은 낀다고 한다. 장갑 안 끼고 마트에 가면 마치 서울에서 마스크 안 쓰고 지하철 타는 것 같다고 한다.동양의 문화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마스크는 처음 대중화한 나라는 미국이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창궐해 미국에서만 수십만 명
보이스피싱 범죄는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파고든다. 초기 노년층 주부 등이 주로 당하다가 의사, 법조인, 금융권 관계자 등 전문적 종사자들까지 넘어가는 것을 보면 학력이나 지식보다는 심리적인 차원임을 알 수 있다.갑자기 추궁이나 협박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움츠러드는 인간의 불안 심리를 노린 것이다. 그런 보이스 패싱이 느닷없어 이른바 ‘박사방’ 사건에도 등장했다.여성들을 협박해 제작한 성 착취 동영상을 텔레그램에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석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보이스피상 사기를 한 혐의를 수사하고
일본은 세습 정치인의 나라다. 의원 30%가량이 세습했다. 스스로 ‘봉건국가 같다’는 자조도 한다. 미국에는 케네디가, 부시가 등 대통령과 의원 여럿을 배출한 가문이 있지만, 세습 정치에 대해선 우호적이지 않다.의원 중 2세 비율이 5% 정도라고 한다. 젭 부시가 대선에 출마할 때 의도적으로 성을 빼고 ‘젭! 2016’이란 선거운동 로고를 쓴 적이 있다. 우리는 ‘금수저’라 하는데 영, 미에선 부모 배경 정치인을 ‘푸른 피’라 한다.노동을 하지 않아 흰 피부에 푸른 혈관이 돋보인다는 야유가 담겨 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 가면 ‘가족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란 말은 그저 하는 소리가 아니다.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보리농사가 잘된다. 눈은 보리에게 이불이다. 한겨울 보리가 얼어 죽지 않게 해주고 봄이 되면 녹아서 가믐을 해갈해 준다.겨울이 따뜻하면 보리가 꽃샘추위에 얼어 죽기 십상이다. 옛말에 ‘겨울 추위는 빗내서라도 한다’고 했다. 마늘과 양파가 한겨울 추위을 이겨내야 알이 굵어지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도 올해 동치미는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고 한다.11월 중순쯤 동치미를 담가 한 달쯤 지나야 먹기 좋게 익는데 올해는 금방 다 익었다. 겨울밤 동치미 국물에 국수라도
코로나19 공포에 대한민국 경제가 멈췄다.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방불케 한다. 자영업자는 물론 기업들도 직원을 내보내고 급여를 깎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올해 성장률 0%대 전망이 나오는 등 거시경제 지표도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구도 추경 편성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추경 규모는 세금 감면 등 세입 예산까지 포함하면 12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를 위해 10조원 가량의 추가 적자 국채 발행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당장 재정 악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물론 세
프랑스 젊은 의사 여섯이 1968년 나이지리아 내전 현장을 찾았다. 생명 위혐을 무릅쓰고 전쟁 부상자와 질병, 기아로 죽어가는 주민들을 돌봤다. 그로부터 3년 ‘환자 있는 곳에 우리는 간다’는 모토 아래 ‘국경 없는 의사회’가 발족했다.옛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때 가파른 산악지대에 당나귀를 타고 들어가 부상자를 치료하고 걸프전 때는 전세기 60대를 타고 날아가 7만 명 넘게 구호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 난민촌, 오지에서 목숨 걸고 활동하는 의사들이 있다.감염병과의 전투에서도 의사, 간호사가 최전선을 지킨다. 한국 의료 역사상 최
마침내 진단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출현을 처음 세상에 알린 34세 안과 의사 리원량 씨는 지난달 자신의 우한 폐렴 감염 사실을 웨이보에 공개했다. 중국 우한의 중심병원에서 일하는 그는 한 달 전 폐렴 환자 7명에게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봤다.감염병이 우려됐던 그는 의과대학 동창들과 위쳇 대화방에 이를 공유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결국 리 씨가 세상을 떠났다. 5세 아들과 임신한 아내를 남겨둔 채 중국 정부가 발병 사실을 은폐하기 급급할 때 홀로 진실을 알린 영
민주당이 신문에 게재된 비판 칼럼 필자와 해당 언론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여론의 질타를 맞고 취소했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총선에서 민주당에 경고를 보내자는 내용이다.한국당에 표를 주자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반론 요청이나 언론 중재 절차조차 무시하고 곧바로 검찰 고발부터 했다. 겁을 줘 이런 의견 표명 자체를 봉쇄하려는 것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민주당은 파시스트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다른 논객들이 “나도 고발하라”고 맞
청년 신격호는 문학청년(문청) 이었다. 일제 말 고향 울주에서 일본으로 밀항한 것도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젊은 시절 그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품’에 빠졌다. 롯테라는 회사명도 베르테르의 연인 ‘샤롯데’에서 따와 지었다.롯데월드타워 앞에 쾨테 동상까지 세울 정도였다. 그는 롯데 브랜드를 만든 것이 ‘내 일생 일대 최고의 선택’이라고 했다. 그의 청년 시절은 낭만주의로 채색돼 있지만 23세 때 창업한 후로는 ‘꼼꼼함’을 트레이드마크로 달고 다녔다. “23개 전 계열사에서 생산되는 1만 5.000가지 제품의 특성과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