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빛낸 칭찬주인공 박수한국 영화가 100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이란 경계를 넘어 세계 속 위상을 더욱 굳게 다졌다.폐막한 제75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송강호 배우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2007년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세계 최고의 예술영화 축제인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는 처음이다.우리 영화계의 쾌거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의 저력을
러시아군 폭격이 집중되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겨우폴은 비극의 현장이다. 도시의 90%가 폐허로 변했다. 대부분 전쟁과 상관없는 민간 시설이다. 폭탄이 떨어진 산부인과 병원에서 실려 나온 만삭 여성은 며칠 후 사망했다.‘어린이’ 표지를 큼지막하게 쓴 극장에도 폭탄이 떨어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늘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러시아가 완전히 폐허로 만든 체첸 수도 그로지니와 똑같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니 믿기지 않는다.2차 대전 때는 적국의 전쟁 수행 의지를 꺽는다며 민간 지역을 대대적으로 폭격했다. 그런 폭격으로 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권력기관 정비에서 시동을 걸고 있다.검찰총장 출신이라서 당선하면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우려를 걷어내려는 듯 설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청와대가 종종 통치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던 사정 기능 및 검창 통제 기능은 전격적으로 없애고 자신과 친·인척 비리는 엄정히 견제·감사토록 하는 방향이다. ‘춘풍추상(남에게는 너그ㄹ럽게, 자기에게는 엄하게)라는 점에서 공감을 살 만한 결단이다.’윤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의 좌담회에서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정보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별세했다. 그는 여순반란사건 이후 국방부 정보국장으로 남도당 관련 숙군작업을 지휘해 명령이 통하는 군대를 만들었다. 6-25전쟁 발발 후에는 1사단장으로 경북 칠곡 인근의 다부동 전투에서 낙동강 방어전선을 지켜냈다.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면 대구를 내줄 수밖에 없고 부산 함락도 시간 문제였다. 그는 “내가 물러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고 명한 후 선두에서 돌격했다.인천상륙작전 성공 뒤에는 평양 진군의 선봉에 섰다. 중공군의 기습으로 후퇴해 38선에서 교착상태가 이어질 때
독재와 싸우는 국민에겐 힘을 북돋우는 저항시가 있다.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초기엔 이런 시구정이 화자됐다. “그들 모두를 증오 하세요. 아버지.” 어느 시인이 군부에 맞서다 39세로 숨지며 아버지에게 남긴 시였다.쿠테타 발생 100일을 맞은 미얀마에선 또 다른 저항시가 민주화 세력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머리에 총을 쏘는 그들은 모른다.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이 시를 쓴 시인 케 티(45)는 군경에 연행됐다가 하루 만에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왔다.‘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구절이 밉보였던 걸까. 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재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여원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발표했다. 한 가족이 내는 상속세 규모로는 세계 사상 최고액 기록일 것으로 추정된다.2011년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 28만 달러(약 3조원)의 3배를 웃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다. 최대 주주 지분 상속엔 20% 할증까지 붙어 세율이 60%까지 올라간다.OECD 회원국 26%의 두 배가 넘는다. 상대적으로 상속세가 높다는 미국 40%, 독일 30%보다 훨씬 무겁다. 대부분의 선진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됐다. 지난해 1년 넘게 표류하던 협상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46일 만에 신속하게 합의에 이른 것이다.미국 국무부는 “한·미 협상단이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문안에 합의했다” 고 밝혔고, 우리 외교부도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합의 내용은 양측의 정부 보고 절차를 거친 뒤 발표될 예정이며, 합의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전반적인 평가는 이르지만 동맹 간 걸림돌 하나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일단 순조로운 첫발을 땠다고 볼 수 있다.한·미는 작년 3월 잠정합의를
정치권의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데도 국회가 관련 법안들을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뭉개고 있다19~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성범죄 연루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거나 재·보걸선거 귀책 사유 정당에 선거비용 책임을 묻는 법안이 11건 발의됐다.하지만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은 채 폐기됐거나 낮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실시하게 된 보궐선거에는 모두 838억원의 혈세가 들어간다.성추행이
모든 이가 코로나 19의 고통에 시달리는 지금 유독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겠는가! 2020년 통계청 고용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15~29세)의 체감 실업률은 25.1%에 달했다.청년 넷 중 한 명이 사실상 일자리 밖에 방치돼 있다는 뜻이다. 일할 의지가 있는데도 쉬었다는 청년은 44만 8.000명에 달했다. 학업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 경제적 자립에 나설 나이에도 취업 문턱에 가로막혀 쉬고 있다는 얘기다.지금 상황은 외환위기 후폭풍이 몰아쳤던 23년 전과 비교해도 심각하다. 그때도
캐나다 정부가 2021년부터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 온라인에서는 특이한 비닐봉지가 화제를 모았다. 토론토의 한 마트가 도입한 1회둉 봉투 겉면에는 '매장 청소회사' '사마귀 연고 도매상' '성인 비디오 천국' 같은 문구가 대문짝만 하게 찍혔다.창피를 면하고 싶으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라는 권고다.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리던 플라스틱이 요즘 천덕꾸러기 신세다. 독일의 식료품점 오리지날 운페어팍트, 영국의 슈퍼마켓 언패키지도 미국의 더필러리 등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들이 늘고 있다.소비자들은 집에서
서울 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윤창열 사연은 소름이 끼친다. 윤씨는 지난달 23일 확정 판정을 받고 외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27일 사망했다.구치소 측은 윤씨 가족에게 ‘코로나로 병원에 옮긴다.’ 고 통보했을 뿐 어느 병원인지도 말해주지 않았다. 가족은 윤씨가 죽기 50분 전에야 병원으로부터 ‘임종 직전’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여기가 북한 강제수용소인가! 이전 수감자 인권을 아예 말살한 것이다. 다른 수감자는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를 가축 취급한다. 아파 죽을 것 같아 소리 지르고 문을 발로
어르신들은 백년설, 고복수, 이난영 같은 가수가 없었다면 1930~1940년대 그 막막한 시절을 어찌 견뎠을까. 일제의 문화 탄압이 극심했던 당시 고복수 ‘타향살이’(1934), 이난영 ‘목포의 눈물’(1935)은 신문사가 후원하거나 현상 공모한 행사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백년설 ‘나그네 설움’(1940)은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발길/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다’로 시작하는 첫 소절부터 나라 잃은 설움에 눈시울을 적셨다. 6·25 직후 현인 ‘굳세어라 금순아’(1953), 남인수 ‘이별의 부산 정거장’(1954) 같은 노래
‘몰카(몰래카메라)’를 제대로 찾으려면 건물의 모든 전원을 끈 뒤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몰카탐지기는 촬영한 영상을 저장하거나 송신할 때 나오는 전기신호를 탐지하는 방식이 가장 많은 데 비데나 전선에 흐르는 전류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다중이용 시설물의 모든 전원을 끄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탐지기 반응을 보고 의심스러운 곳을 점검하는데 철장이나 벽돌은 파손 시 배상 문제가 있어 웬만큼 확실하지 않으면 뜯어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한다.2018년 8월 ‘몰카 보안관’을 발족한 서울 서초구는 지금까지 누적 3900여 개 건물
경제성장이 본격화하기 전엔 작은 읍면은 물론 도회지에서도 의사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1960년대에 서울시는 의사가 왕진을 거부하면 단속하겠다는 엄포를 내렸는데 그만큼 병의원과 의사가 귀했기 때문이다.1960년 전국 의사 수는 7765명으로 지금의 12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런 시절 동네 의원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어떤 증세든 의지하고 찾아가는 ‘건강 인프라’ 였다.100세로 별세한 ‘은명의원’ 김경희 원장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자락의 판자촌에 내과를 연 것은 1984년이다. 개원 후 무료 진료를 했으나 진료의 질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계했다. 이 회장은 45세 때인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아 2014년 병상에 눕기 전까지 27년간 삼성그룹을 이끌며 글로벌 1등 기업으로 키워냈다.이병철, 정주영 같은 창업 세대가 세계 최빈국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산업화의 1세대 거목이었다면 이 회장은 오너 2세 경영자였지만 수성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1등 DNA를 심으며 대한민국 기업을 세계 정상에 이르게 한 ‘창조적 파괴’와 혁신의 1세대 기업가였다.삼성전자라는 세계 1등 기업을 갖기 전까지 우리 사회에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꼭 넉 달 만이다. 검찰은 그동안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여 늑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뒤늦게 기소하면서도 석연치 않게 면죄부를 준 측면도 있다. 검찰이 낸 자료만 봐도 공시 누락과 부실 공시가 상당수 발견됐지만 책임을 묻지 못했다. 후원금 수입과 지출을 주무 관청에 보고하며 일부 누락한 사실도 드러났지만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최종 쓰임은 정당했는지 공개하지 않은 채 법적
1970년 12월 폴란드에 있는 유대인 추념비 앞에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섰다. 독일 정상으론 전후 첫 방문이었다. 겨울비가 내렸고 몇몇 성직자와 사진기자가 주변을 에워쌌다. 그때 화환을 놓은 브란트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다. 57세 브란트는 머리를 숙이고 30초쯤 침묵 속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것이 뒷날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된 ‘바르샤우어 크니팔바르샤바 무릎꿇기’이다.브란트는 “나는 역사의 무게 앞에 사람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하는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나치 수용소 생존자
영구 미제로 끝날 것 같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전모는 우연한 계기로 밝혀졌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부임하기 전 경찰청 수사국장을 지낼 때 제보 하나를 받았다. 화성 연쇄살인범이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제보였다.지목된 사람은 나중에 진범으로 밝혀진 이춘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증거물ㄷ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다시 분석을 의뢰한 것은 바로 그 제보 덕분이다.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범죄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존해 둔 것이 의도치 않은 신의 한 수였다.그렇지만 30년이 지났는데 DNA가 분석되리라고 크게 기대하지는
1945년 7월 포츠담 정상회담의 막바지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다가가 넌지시 “비범한 파괴력을 지닌 무기를 개발했다.” 고 말했다.원자폭탄의 존재를 처음 알린 것인데 스탈린은 무심한 듯 대꾸했다. “기쁜 소식이군요. 잘 사용하기 바랍니다.” 질문도 없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본 영국 총리는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스탈린이 깨닫지 못한 게 틀림없다고 믿었다.하지만 아니었다. 스탈린은 미국이 언제 그 사실을 털어놓을지 기다리고 있었다. 트루먼이 두 달 전 프랭클린 루스벨트 사망 때까지 부통령으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경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때 TV 토론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변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느나갸 쟁점이었다.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2심은 물론 대법원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이 지사는 토론회에서 “그런 일 없다.” “제가 입원을 최종적으로 못 하게 했다”고 했다.자